이낙연엔 경고, 이재명엔 침묵… 혼란 더 키운 민주당 혁신위원장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인터뷰서 이 전 대표 행보 “부적절”
현 대표 거취엔 “권한 밖” 선 긋기
불체포특권 포기 놓고 갈등 고조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혁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불체포특권 포기’ 등 혁신안에 대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면서 혁신 갈등이 계파 갈등으로 확산됐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태도도 논란을 키우는 상황이다.

계파 갈등을 바라보는 김 위원장의 시각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선 계파 갈등을 부추기면 안 된다는 ‘경고’를 보냈지만 비명계의 이재명 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선 혁신위의 권한 밖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이 전 대표 귀국 이후 계파 갈등 우려에 대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고 (정치적 언행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 전 대표가)그러지 않으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 사퇴가 최고의 혁신’이라는 비명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특정인에 대한 불만을 혁신의 영역으로 끌고 오면 혁신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행동에 대해선 경고를 날리면서도 이 대표에 거취에 대해선 혁신위가 다룰 문제가 아니라며 선을 그은 셈이다.

김 위원장의 이런 태도는 민주당 지도부의 ‘이상민 경고’와 연계돼 ‘이재명 체제’ 유지에 힘을 실어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이상민 의원에게 ‘엄중 경고’했다. 이 의원이 민주당의 ‘유쾌한 결별’을 언급한 것은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지도부의 입장이었다. 이 의원은 “오히려 당 지도부 등을 포함해 당내에서 민심에 반하고 당에 해를 입히는 행태를 성찰하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친명계 중심의 당 지도부가 내부 비판 목소리를 해당 행위로 판단한 데 대해 비명계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이 이 전 대표의 민주당 비판에 대해 ‘계파적 이익’을 반영한 분열 행위라는 인식을 보여 계파 갈등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서는 혁신위의 1호 혁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를 놓고도 계파간 간극이 커진 상태다.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안이 통과되지 않자 비명계는 지난 14일 별도로 포기 선언을 했다. 이상민(5선), 홍영표(4선), 이원욱(3선), 김종민·조응천(이상 재선), 윤영찬(초선) 등 비명계 의원 30여 명은 선언문을 내고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첫걸음으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했다.

이후 당내에서 불체포특권 포기에 미온적인 의원들은 주로 친명계나 중립 성향이라는 사실이 부각됐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불체포특권 포기가 민주당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없다' '민주당 혁신의 출발점은 이 전 대표의 대선후보 경선 불복에 대한 반성'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계파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혁신위가 이 대표 관련 사안에 대해 ‘권한 밖’이라는 태도를 유지할 경우 비명계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