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박종우 거제시장 내외 나란히 법정 선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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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20일 오후 매수·이해유도 혐의
배우자 21일 오전 ‘기부행위제한’ 위반
각각 100만 원·300만 원 이상 확정 시
당선 무효… 사법 리스크 극복하나 관심

박종우 거제시장. 부산일보DB 박종우 거제시장. 부산일보DB

박종우 경남 거제시장 내외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이번 주 나란히 법정에 선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 역시 형량에 따라 시장직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탓에 지역 정가의 관심이 집중된다. 민선 8기 출범 직후 불거진 사법 리스크로 시정 수행에 적잖은 부담을 안은 상황에서 족쇄를 풀지 주목된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2부(김종범 부장판사)는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매수 및 이해유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종우 시장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한다.

박 시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내 경선을 앞두고, 측근 A 씨가 국민의힘 입당원서 제공 등을 대가로 서일준 국회의원실 직원 B 씨에게 3차례 걸쳐 1300만 원을 제공하는 데 관여한 혐의다.

당시 선관위의 고발로 수사를 벌인 검찰은 박 시장의 범행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직접 돈을 주고받은 2명만 재판에 넘겼다. 박 시장에 대해선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선관위는 부산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청구했고, 7개월여 만인 지난달 인용 결정이 나왔다. 재정신청은 검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불기소한 경우 그 결정이 타당한지 고등법원에 다시 묻는 제도다.

법원의 인용 결정은 검찰의 불기소 판단이 잘못됐다는 의미다. 이 경우 검찰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반드시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A 씨와 B 씨는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1200만 원 추징금이 선고됐다. B씨는 항소했으나 A씨는 항소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박 시장이 피고가 되는 이번 재판의 쟁점은 박 시장이 측근인 A 씨에게 금품을 제공했는지다.

B 씨는 1심 재판 당시 박 시장이 거제축협 조합장실에서 A 씨에게 돈을 전달하는 것을 목격했고, 조합장실에서 나와서 그 돈의 일부를 A 씨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증인으로 출석한 박 시장은 금품을 제공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박 시장은 당선 무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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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뒤인 21일 오전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서삼희 부장판사)에선 박 시장 배우자 C 씨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린다.

C 씨는 2021년 7월 거제지역 한 사찰 주지 명의 농협 계좌로 한 번에 500만 원씩, 2차례 걸쳐 총 100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 1심에서 벌금 250만 원을 선고받았다.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던 검찰은 ‘양형이 부당하다’며 곧장 항소장을 제출했다. C 씨 측도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배우자라도 선거법 위반으로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이나 징역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돈을 건넨 사실에는 이견이 없는 만큼 이를 의례적 행위로 볼 것인지와 양형을 놓고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C 씨 측 변호인은 최근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기부행위 예외 조항 중 일부가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원칙,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다는 이유다.

선거법상 후보자와 배우자는 당해 선거구 내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할 수 없다. 다만 ‘종교인이 평소 자신이 다니는 교회‧성당‧사찰 등에 통상의 예에 따라 헌금하는 행위’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C 씨 측은 이 중 ‘평소 다니는’이라는 의미가 막연하고 추상적이라 예측 가능성을 전혀 확보할 수 없어 자의적 법 해석과 집행을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 평소 다니지 않는 사찰 등에 헌금하는 것을 처벌하는 것은 헌금이라는 신앙 실천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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