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채홍기 울산시립미술관 2대 관장 “미디어아트 넘어 울산의 다양한 색깔 담겠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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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기 신임 울산시립미술관장이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시민과 소통하는 미술관을 만들겠다며 구상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권승혁 기자 채홍기 신임 울산시립미술관장이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시민과 소통하는 미술관을 만들겠다며 구상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권승혁 기자

“미디어아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울산의 다양한 색깔을 녹여내고 싶습니다.”

지난 7월 취임한 채홍기(61) 울산시립미술관장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산시립미술관을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채 관장은 한성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와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어릴 때부터 낙서하는 걸 좋아했는데 자연스레 미술 쪽에 발을 디뎠다”고 한다. 그는 1989년 국립 공공기관인 예술의전당에 당시만 해도 드물었던 전시기획직으로 입사해 미술부장, 서예부장, 전시사업팀장 등을 지냈다. 32년 동안 길러온 전문성과 실무 경험이 울산과 인연을 맺게 한 원동력이 됐다.

채 관장은 먼저 ‘울산의 색깔 보여주기’를 제1과제로 꼽았다. ‘산업 수도’ 울산시가 공업 중심 도시로서 국가 발전에 헌신하는 사이 정작 이러한 정신과 고유한 문화를 담아낼 여유가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도시의 위상, 경제력에 비해 울산시립미술관이 늦게 건립된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고 지적했다.

채 관장은 “시민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비롯해 울산이 자랑하는 영남알프스와 태화강까지…, 미술의 영역이 아닌 것이 없다”며 “미술관을 중심으로 울산만의 독특하고 다양한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하고, 그 길을 닦아 나가는 것이 제 사명이라 여긴다”고 강조했다. 김두겸 울산시장 역시 채 관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울산을 위한 미술관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채홍기 신임 울산시립미술관장이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시민과 소통하는 미술관을 만들겠다며 구상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권승혁 기자 채홍기 신임 울산시립미술관장이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시민과 소통하는 미술관을 만들겠다며 구상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권승혁 기자

채 관장은 “예컨대, 울산은 고래 암각화(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유일한 곳이고, 포경 문화와 함께 그 속에 무수한 삶이 스며들어 있다. 그 일생과 순간이 묻히지 않도록 미디어 실감 콘텐츠와 결합하면 더욱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전시 콘텐츠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특히 미디어아트 중심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한 울산시립미술관의 방향성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채 관장은 “개관 초기 미디어아트를 선택한 건 그 시점에 울산을 어필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디어아트가 판타스틱하지만, 여전히 생소하다는 반응도 많다. 시기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시민과 소통하는 다양한 콜라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미술관의 성격을 언어적 제약이나 특정 분야에 가두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채 관장은 덧붙여 지역 작가와의 교류, 창작 환경 조성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청년 작가들을 유인하는 방법은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있다”며 “버려진 공장 지대에서 예술가들의 활동 무대로 탈바꿈한 중국 798예술구, 독일 라이프치히 방직 공장처럼 울산에서도 비어 있는 공장 등을 활용한 안정적인 작가 스튜디오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울산에 모인 청년 작가들이 말 그대로 일을 냈을 때 (미술관이) 이를 전시해 주고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방식이 시스템으로 자리 잡히면 그곳이 바로 ‘문화의 중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채 관장은 울산시 중구 원도심에 있는 시립미술관이 옆으로는 동헌을 끼고 있고, 앞으로는 문화거리와 맞닿아 있는 지리적 특성을 담아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동헌은 과거 정치행정의 중심이었죠. 미술관이 이곳에 들어선 것 역시 ‘창조적 문화의 중심이 돼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과거와 현재의 콜라보를 이뤄낸 것은 아닐까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웃음).”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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