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이파크 권혁규, 셀틱 간다… “독하게 마음먹고 도전”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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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료 14억 원에 4+1년 계약
구단, 이적 협상 사실상 마무리
유스 출신 유럽 다이렉트 진출
부산아이파크 사상 최초 사례
양현준과 부산 출신 동반 이적
“유럽 무대 활약은 어린 시절 꿈
셀틱서 가장 잘하는 선수 될 것”

부산아이파크 미드필더 권혁규가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FC로 이적한다. 지난 5월 2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충남아산과의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권혁규. 부산아이파크 제공 부산아이파크 미드필더 권혁규가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FC로 이적한다. 지난 5월 2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충남아산과의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권혁규. 부산아이파크 제공

프로축구 부산아이파크의 수비형 미드필더 권혁규(22)가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FC로 이적한다.

부산 구단은 17일 권혁규의 셀틱 이적 협상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이적료는 100만 유로(약 14억 원)다. 계약기간은 4년에 1년 연장 옵션(4+1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규는 부산 유스 출신으로 부산아이파크에서 다이렉트로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첫 선수가 됐다. 앞서 이동준(26·전북 현대)이 부산 유스 출신으로 유럽(독일 헤르타 베를린)에 진출한 바 있다. 다만 이동준은 울산 현대로 이적한 뒤 유럽 무대를 밟았다.

190cm 장신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권혁규는 탁월한 체격 조건과 빠른 발을 바탕으로 발 기술이 좋아 ‘K리그의 로드리(맨체스터 시티)’로 평가받는다. 주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중앙 미드필드는 물론 공격과 수비 포지션에서 두루 활약이 가능하다.

부산아이파크 유스팀인 낙동중과 개성고를 거쳐 2019년 K리그2 최초로 준프로 계약(고교생 신분으로 K리그를 뛸 수 있는 계약)을 맺어 프로에 데뷔했다. 올 시즌 K리그2 2골을 포함해 K리그 통산 76경기에서 3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셀틱은 김천 상무에서 뛰던 2021-2022시즌부터 권혁규를 지켜봤다. 지난 겨울 첫 번째 이적 제의가 무산됐지만, 이번에 다시 오퍼를 내 결국 부산 구단과 이적에 합의했다. 부산 구단은 “1부리그 승격을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시점이지만, 선수의 장래를 위해 유럽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권혁규에 대한 이적은 K리그1 울산 현대가 먼저 요청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29)가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으로 이적함에 따라 울산은 대체자로 권혁규를 점찍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셀틱에서도 제안이 왔고, 부산 구단은 권혁규의 의견을 존중해 셀틱행에 합의하게 됐다. 부산 구단이 지난 겨울부터 임민혁, 정원진, 김상준, 이승기 등 미드필더 자원을 꾸준히 보강해 온 것도 시즌 중 권혁규 이적에 동의한 배경으로 보인다.

권혁규는 〈부산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시즌 중반에 갑자기 떠나게 돼 구단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유럽 진출은 어릴 때부터 키워 온 꿈이다. 작년에도 기회가 있었지만 욕심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며 “실망하지 않고 좋은 활약을 펼치고자 마음먹었다. 팀에 집중하며 열심히 한 결과가 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혁규는 부산 구단과 팬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권혁규는 “중학교 유스 시절부터 부산아이파크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좋은 지도자들을 계속 만나면서 성장을 이끌어 준 팀에 늘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독하게 마음먹고 주전 자리를 잡겠다. 부산 구단과 유소년 후배들이 자랑스러워 할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셀틱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권혁규는 지난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성남FC와의 홈경기에서 고별전을 치렀다. 부산이 성남에 2-3으로 졌지만, 경기 후 권혁규는 관중석의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그는 팬들에게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고 싶었지만 잘 되지 못해 아쉽고 죄송스럽다”면서 “승격 경쟁이 치열할 때 부산을 떠나게 돼 제가 미워질 수도 있겠지만, 더 많이 응원해 주시면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권혁규의 이적이 결정됨에 따라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선 강원FC의 양현준(21)과 함께 부산 출신 축구 유망주 2명이 한꺼번에 셀틱 유니폼을 입게 됐다. 강원 구단은 지난 15일 유튜브 기자회견을 통해 양현준의 셀틱 이적을 공식 확인했다. 2002년생인 양현준은 부산정보고를 졸업한 뒤 2021년 강원에 입단해 지난해 36경기에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측면 공격수로 돌파력과 슈팅 능력이 뛰어나다. 양현준의 이적료는 250만 유로(약 36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메디컬 테스트 등에서 큰 변수가 없다면 권혁규와 양현준의 셀틱 이적은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2023-2024시즌엔 오현규와 함께 한국인 ‘공수 삼각편대’가 스코틀랜드 리그를 누비는 장면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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