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심 보급로 크름대교 긴급 통행 중단… “수차례 폭발음”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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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번째 교각 구역에 비상 상황
바그너 “두 차례 군사 타격 발생”
러 “우크라 특수부대 드론 소행”
한동안 소강상태 전쟁 다시 격화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군이 장악한 바흐무트에서 카농포를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군이 장악한 바흐무트에서 카농포를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름대교의 통행이 17일(현지 시간) 긴급 중단됐다. 크름대교 방면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이 일대에 군사 작전과 같은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로이터통신과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름자치공화국 수반은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비상 상황 때문에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와 크름반도를 잇는 다리의 통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는 “크름대교의 통행이 중단됐다. 크라스노다르로부터 145번째 교각 구역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 사법당국과 모든 담당 기관이 활동에 나섰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주민들에게 크름대교 방면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하는 글을 추가로 올렸다.

우크라이나 언론사인 RBC-우크라이나 통신은 크름대교 방면에서 수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 존’은 이날 오전 3시 4분과 3시 20분에 각각 한 차례씩 크름대교를 겨냥해 두 번의 타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17일 크름대교에 대한 공격을 우크라이나에 의한 테러라고 규정했다. 러 매체인 스푸트니크, 타스통신에 따르면 NAC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공격에 대해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번 공격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또한 "크름대교가 2대의 우크라이나 수중 드론에 공격당했다"면서 "다리 도로면이 테러 공격으로 손상됐다"고 밝혔다.


최근 통행이 중단된 크름대교가 지난해 대규모 폭발로 붕괴된 모습. EPA연합뉴스 최근 통행이 중단된 크름대교가 지난해 대규모 폭발로 붕괴된 모습. EPA연합뉴스

아울러 NAC는 이번 사건에 관련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크름대교 공격 조직에 책임이 있는 우크라이나 특수기관 요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름대교는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로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 왔다. 19km 길이의 이 다리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한때 통행이 중단됐다가 개전 1주년을 앞둔 지난 2월에야 차량용 교량이 완전히 복구됐다.

한동안 소강 상태에 빠져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교전도 격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충돌하면서 전투가 상당히 치열했다고 우크라이나군 고위 관계자들이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달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도네츠크주 남서부 여러 소규모 정착촌 인근의 1개 마을 일부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남부사령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자국군 부대가 남부 전선에서 1km 이상 진격했다고 전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자체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방어전을 펴는 가운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양측의 진지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랴르 차관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군대가 폐허가 되다시피한 도네츠크주 북동부 도시 바흐무트 주변에서도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흐무트는 지난 5월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부대에 점령된 후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이고리 코나셴코프는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동부 도네츠크주, 북동부 하르키우주 등 4개 방면에서 우크라이나군 진지에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 수백 명이 숨지고, 장갑차, 곡사포, 군용 차량 등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자국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은 성공적이지 않다”면서 “러시아의 방어선을 뚫으려는 시도는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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