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물보·스불재… 뜻 모를 신조어 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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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 청소년 시민기자(창원토월고3)

‘무물보’ ‘스불재’ ‘완내스’…. 무슨 말일까? 최근 SNS에서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언어 톱 10에 들어가는 말이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스스로 불러온 재앙’‘완전 내 스타일’이라고 한다.

우리말이 위험해지고 있다. 과학적인 언어로 지구촌에서 손꼽히는 우리말이 이제는 세대 간, 계층 간 번역이 필요할 정도로 어지러워지고 있다. SNS가 소통의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편리성 때문에 나타난 줄임말과 각종 외국어가 무분별하게 넘쳐나고 있다.

갈수록 혼탁해지는 우리말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에는 정부 기관은 물론 학생들도 나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국어원과 함께 ‘새말 모임’을 통해 우리말을 다듬는 작업을 강화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생겨난 ‘팬데믹’은 ‘세계적 대유행’으로, ‘코호트 격리’는 ‘동일집단 격리’로, ‘비말’은 ‘침방울’, ‘진단 키트’는 ‘진단 꾸러미’를 대체어로 제시하고 있다.

또 지난달 울산교육청에서 실시한 우리말 다시 쓰기 공모전에 많은 학생이 응모해 아무 생각 없이 쓰는 외국어를 대체하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제안했다고 한다. 응모에서 수상한 우리말을 보면 가스라이팅은 지속세뇌, 썸타기는 설렘기류나 살짝연애, 티키타카는 맞장구, 케미는 찰떡 호흡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 또 텐션을 뜬마음으로, 캘리그라피를 꾸밈 손글씨, 챗봇을 대화로봇 등으로 대체해 우리말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말이 이렇게 혼탁해진 데는 청소년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친구들과의 소통에서 SNS를 활용하는 것이 익숙해진 세대고 외국어에 대한 거리감도 기성 세대에 비해 훨씬 더 약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말을 되살리고 보전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의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학교현장에서의 우리말 가꾸기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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