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총선 일타강의] 14. 양산갑 젊은 표심 어디로

신도시 확대 물금읍 평균 39세
바람 따라 표심 변화 가능성 농후
국힘 ‘수성’ 속 진보정당도 기회
현역 윤영석 “야권 저지 보루”
민주 이재영 “개발 정책 재수립”

왼쪽부터 윤영석 이재영.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남 양산갑이 ‘젊은 표심’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경남이 전반적으로 유권자 고령화를 겪는 가운데 양산갑에는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들이 몰려 있다. 여야 모두 양산갑을 내년 총선 경남 최대 격전지로 꼽고 있다.

양산시는 경남 전체 자치 시군구 중 다섯 번째로 젊은 도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경남 전체의 평균 연령은 45.6세지만 양산시는 43.3세다. 경남에서 양산시보다 평균연령이 낮은 곳은 창원 성산구, 거제시, 김해시, 창원 진해구가 전부다. 경남은 ‘나이 많은’ 자치 시군구가 많고 최고령인 합천군의 경우 평균연령이 58.2세에 달한다.

양산시에서도 양산갑은 특히 ‘젊은’ 선거구다. 특히 평균연령이 39세인 물금읍에 유권자 절반이 몰려 있다. 2020년 총선 당시 양산갑 유권자 15만 3416명 가운데 물금읍 유권자가 8만 5072명으로 55%에 달했다. 물금읍 인구는 올해 6월 기준 11만 9782명으로 경남 읍면동 가운데 가장 많다. 사천시나 밀양시도 물금읍보다 인구가 적고 함안군, 거창군, 창녕군 등은 인구가 물금읍 절반 수준이다. 물금읍의 평균 연령은 경남 전체 읍면동 가운데 9번째로 낮다.

이런 특징 때문에 물금읍에서는 연령별로 투표 성향이 크게 엇갈리는 ‘세대투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보수 우위의 경남에서 양산갑은 상대적으로 진보 정당도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지역구인 셈이다. 다만 젊은 세대의 특성상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 정치적 흐름에 따라 표심이 바뀌는 ‘스윙보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바람’에 따라 표심이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물금읍은 정치 상황에 따라 표심이 크게 흔들렸다. 2018년 7회 지방선거 당시 물금읍의 ‘광역 비례대표’ 투표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이 2만 5253표, 자유한국당 1만 3152표, 바른미래당 2677표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었다. 4년 뒤인 2022년 8회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2만 1161표, 더불어민주당 1만 4638표로 국민의힘이 크게 이겼다.

양산갑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부산, 경남에서 맞붙는 ‘경계 지역’이라는 특징도 있다. 양산갑의 남부와 서부는 모두 민주당 현역의원(부산 북강서갑, 김해갑·을, 양산을)이 차지하고 있고 동부와 북부는 국민의힘 현역의원(밀양, 울산 울주, 부산 기장)이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동북 방향 진출을 위해, 국민의힘은 서남 방향 진출을 위해 양산갑을 차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산갑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와 책방이 있는 하북면이 포함돼 민주당으로서는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양산갑 현역 의원인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은 자신이 “경남에서 민주당 세력 확장을 막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고 주장한다. 윤 의원은 “물금읍에 젊은 유권자들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양산갑은 국민의힘에게 결코 쉽지 않은 선거구”라며 “생활밀착형 의정활동으로 유권자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영 지역위원장도 “양산갑은 물금읍에 젊은 유권자가 많아 교육이나 생활환경 등에 관심이 높다”면서 “물금신도시 중 아직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지역 개발 대책을 바로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물금신도시는 선거에서 ‘바람’이나 ‘구도’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고 분석했다.

양산갑은 윤 의원과 이 위원장의 ‘리턴매치’ 가능성이 높다. 지난 총선 당시 윤 의원은 56.99%의 득표율로 이 위원장(42.03%)에 크게 앞섰다. 그러나 젊은 표심이 내년 선거에서 어디로 흘러갈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새 인물’을 투입해 총력전을 펼 가능성도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