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여덟 살 증손주 곁엔 나뿐인데…
친모 재혼, 친부는 수감생활 중
증조부모, 생후 20일부터 키워
발달지연 판정에 치료비 걱정
언제 집 쫓겨날지 몰라 ‘막막’
여든을 훌쩍 넘긴 광수(가명·87세) 할아버지는 8세 증손주 준희(가명)를 볼 때마다 흐르는 시간을 붙잡고 싶습니다.
준희는 생후 20일 때부터 증조부모 품에 맡겨졌습니다. 준희의 부모는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했습니다. 친모는 재혼하면서 아이를 두고 떠났고, 친부는 현재 교정시설에 수감 중입니다. 준희의 할아버지마저 아이를 외면하는 바람에, 증조부인 광수 할아버지는 여든 살의 나이에 갓난아이를 품에 안게됐습니다.
할아버지는 고령 탓에 걷는 것조차 쉽지 않지만, 증손주를 돌보기 위해 온 힘을 쏟았습니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데, 할아버지는 해가 갈수록 점점 쇠약해져만 갑니다. 건망증이 잦아지고, 인지능력이 떨어질 때면 세월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건강하게 자라주기만 바랐던 준희는 발달지연 판정도 받았습니다. 이제 곧 장애 등록을 앞두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장애를 가진 증손주가 어찌 살아가야 할지 속이 타들어갑니다.
고민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세 식구가 살고 있는 집은 재개발을 앞두고 있습니다. 언제 집을 비워줘야 할지 모르고 보상금도 이사를 가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할아버지의 국민연금과 할머니의 노령연금을 합하면 60만 원이 전부. 도움을 구할 곳도, 하소연할 곳도 없어 광수 할아버지의 어깨가 무겁기만 합니다.
차라리 준희를 시설에 보내는 것이 아이를 위한 길일까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아이가 또다시 상처를 받을까 두렵습니다. 할아버지도 준희가 없는 일상이 더 힘들 것만 같아 고민 끝에 마음을 다잡습니다.
준희는 엄마아빠보다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말이 더 익숙합니다. 갖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 8살이지만, 일찍 철이 든 탓에 말썽 한 번 피우지 않았습니다. 다만 또래보다 발달이 느렸습니다. 구청 드림스타트의 도움을 받아 언어치료를 받았지만 몇 달 뒤면 지원이 종료됩니다. 치료를 이어가려면 높은 금액을 내고 받아야 하는데, 할아버지의 형편에는 치료비를 마련하는 것조차 버겁습니다. 언어치료뿐 아니라 사회성 치료, 심리치료 등 다양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준희가 커갈수록 써야할 돈도, 해야 할 일도 많아집니다. 광수 할아버지의 몸은 점점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하루하루가 버겁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도 불쑥 찾아옵니다. 하지만 생을 마감할 때까지 준희를 책임지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할아버지는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아갑니다.
광수 할아버지가 준희를 포기하지 않고 따뜻한 집에서 건강히 함께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서구 복지정책과 이서현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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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지난 7일 자 미경 씨
지난 7일 자 미경 씨 사연에 후원자 79명이 367만 5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50만 3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아파트 체납 관리비를 납부하는 데 쓸 예정입니다. 간병 빚으로 인해 어깨가 무거운 남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고, 아이들의 양육비로도 쓸 예정입니다. 미경 씨는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씩씩하게 어려움을 헤쳐 나가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