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당 위기, 계파 갈등 때문”… 비명계와 대립각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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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키기 혁신위’ 논란 이어
조직 출범 배경 비명계와 시각차
개딸 문제 관련 “노사모도 팬덤”
공천룰 두고 당내 갈등 표면화

김은경 혁신위원회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혁신위의 활동 방향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경 혁신위원회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혁신위의 활동 방향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원회’를 놓고 당내 갈등이 깊어졌다. 이재명 대표 거취는 “권한 밖”이라는 혁신위의 태도는 ‘친명(친이재명) 혁신위’ 논란을 키웠다. “혁신의 이유는 계파 갈등”이라는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발언도 친명계의 ‘단일대오’ 주장과 연계돼 비명계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김 혁신위원장은 2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당내 분위기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자유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공천권 눈치를 보느라 당의 현안 대응이 느리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공천권 이야기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가 출범하게 된 당의 위기 상황이 ‘계파 갈등’ 때문에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0년 이후 여러 혁신위원회가 있었는데 혁신을 하게 된 이유가 다 계파 갈등”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등 윤리 문제가 혁신위의 출범 배경이라는 비명계 진단과 다르다.

비명계는 혁신위가 ‘이재명 체제’ 평가를 먼저 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혁신을 하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알아야 한다”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저렇게 못하는데 민주당의 지지도가 왜 고착돼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위 내부의 ‘친명 혁신위 인정’ 발언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지난 18일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재명 지키기 혁신위원회’라는 지적에 대해 “틀린 생각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헌당규에 의해 정당하게 선출됐기 때문에 혁신위가 사퇴시킬 권한이 없다는 설명이었지만 친명 논란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과 연계된 팬덤정치에 대해서도 혁신위는 비명계와 시각차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원이 어마어마한 숫자여서 그 안에서 세대차이 등 차이가 있는데 당 입장에서 이를 받아들일 겨를이 없었던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 시절도 팬덤이 있었고 노사모도 팬덤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는 팬덤정치 부작용을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본다. 당에서 강한 징계를 해서 강성 지지층을 제어해야 한다는 게 비명계의 주장인데 혁신위와는 차이가 있다. 비명계 홍익표 의원은 지난 3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층의 성향에 따라서 정당이 흔들리는 리더십이 훨씬 더 문제”라고 말했다. 비명계의 문제의식이 ‘이재명 체제’를 이끄는 당 지도부를 겨냥한 반면 혁신위는 ‘지나치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비명계 등 일각의 ‘분열’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공천룰을 둘러싼 갈등도 표면화됐다. 혁신위는 공천룰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3선 이상 동일 지역구 출마 금지, 현역 50% 물갈이 등 친명계 원외인사들의 요구에 대해서도 “제안 중의 하나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3선 이상 동일 지역구 출마 금지에 대해선 친명과 비명을 막론하고 다선 의원들의 비판이 거세다. 4선인 친명계 정성호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동일 지역 3선 출마 제한 같은 경우는 위헌의 문제도 있고. 50%를 일괄로 해서 물갈이 하라고 하는 것도 정당성을 갖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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