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이해충돌방지’ 위한 민간 경력 제출 자료 33%가 부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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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모니터링 결과’ 발표
이사 재직 경력 부산 중구청장
담당 업무 대해 ‘없음’ 기재하기도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관계기관 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관계기관 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위 공직자의 ‘민간부문 경력’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해충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민간부문 재직 당시 업무 내용을 제출하도록 했지만 이를 제출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제출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중구청장의 경우 민간부문 재직 경력과 관련 ‘업무내용’을 ‘없음’이라고 제출해 논란이 됐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20일 발표한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 모니터링 결과’ 자료에서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이 없다고 제출했거나, 애초에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을 제출하지 않은 지방의원 1394명 가운데 다수가 내역을 제출했어야 했다고 분석했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제도 운영지침’에 따른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서’ 중 일부를 미기재하거나 구체적인 업무내용을 직위로 대체한 경우”가 많다면서 “제출된 민간에서의 경력 전체 8228건 가운데 2737건(33%)에서 부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고위공직자가 민간에서 재직했던 법인, 단체에서의 담당 업무를 구체적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업무를 기재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부산 중구청장의 경우 2001년부터 2020년까지 민간회사의 이사를 맡으면서도 담당 업무에 대해 “없음”이라고 기재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측은 “대표이사로서 업무를 특정할 수 없어서 없음이라고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보공개청구 결과,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 상 주요 항목인 ‘기관명(업체명)’을 비공개한 사례도 발견됐다. ‘기관명’ 정보는 사적이해관계나 이해충돌상황을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핵심정보다. 그러나 7명의 자치단체장이 민간부문에서 소속됐던 기관명을 비공개했다. 지방의회의 경우, 서울 중랑구의회와 경기도 고양시의회가 지방의원이 민간부문에서 소속됐던 기관명을 비공개했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지방의원 가운데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이 없다고 제출했거나, 애초에 제출하지 않은 사례를 대상으로 선거관리위원회 자료와 교차검증했다. 검증결과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지방의원 1394명 가운데 523명(37%)은 법률 상 제출 의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이번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민간 부문 업무활동 내역서의 구체적이고 정확한 기재, 기관장 등의 민간부문 업무 활동 내역에 대해 독립적인 기구에서의 관리·감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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