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적 차원 보이콧 자제… BIFF 혁신위 출범이 중요”
부산영화인연대, 동참키로 결정
이르면 이달 말 혁신위 첫 회의
12월까지 이사장 선출·비전 설정
시민단체 위원 교체 불가피할 듯
부산국제영화제(BIFF) 혁신위원회가 위원 구성에 대한 영화계의 반발을 딛고 큰 차질 없이 출범할 전망이다. 혁신위를 투명하게 운영하면 본질에 집중할 수 있다고 판단한 영화계가 보이콧 같은 대응에 나서지 않기로 한 결과다. 다만 후보 교체를 요청했던 시민단체 혁신위원이 최종적으로 불참 의사를 밝혀 일부 위원 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BIFF는 23일 "차기 임시총회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혁신위 첫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사 내홍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진 조직을 쇄신하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정관까지 개정할 기구가 본궤도에 오르는 셈이다. 오는 12월까지 활동할 혁신위원 7명은 BIFF에 누적된 문제를 점검해 해결책을 마련하고, 차기 이사장 선출과 새로운 비전 설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위는 ‘분열 위기’라는 큰불을 끄고 무리 없이 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영화인연대가 지난 18일 명단 발표 이후 혁신위 보이콧까지 고려했지만, 20일 대승적으로 혁신위에 참여하기로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혁신위원인 동의대 김이석 영화학과 교수는 “생각이 다르고 문제가 있더라도 혁신위를 빠르게 출범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지켜보는 눈이 많기에 투명하게 운영한다면 제 기능을 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0일 혁신위원인 영산대 주유신 웹툰학과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혁신위를 잘 운영해 보자’는 뜻을 전달했다. 부산 4개 영화단체는 앞서 ‘부산 영화인’ 혁신위원 2인에 주 교수가 포함되자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부산영화문화네트워크·부산독립영화협회·부산영화평론가협회·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의 4개 영화단체는 김 교수와 부산영화평론가협회 박인호 회장을 공동으로 추천했지만, 부산 영화인 일부가 참여한 ‘비프혁신을위한부산영화인시민모임’ 소속의 주 교수가 혁신위원으로 합류했다.
‘비프혁신을위한부산영화인시민모임’은 BIFF 사태를 놓고 ‘특정 인물(운영위원장)에 대한 일부 영화계 집단의 정서적인 비토(거부)’ 등으로 문제의 본질이 왜곡됐다고 주장한 곳이다. 이 단체가 운영위원장 해촉을 요구한 전국 18개 영화단체, 부산·광주 등 지역 7개 영화단체와 결을 달리했지만, 부산영화인연대는 더 이상 반발하지 않고 혁신위 출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부산 영화인들은 예정대로 혁신위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부산 시민단체 위원 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원에 포함된 영화영상도시실현부산시민연대 박재율 대표가 “학회 등 해외 일정으로 혁신위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불참 의사를 명확히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13일 부산YWCA 김정환 사무총장을 대신 추천하는 공문을 보냈다. 추천자 활동 제약, 여성 비율 확대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그를 대신할 위원은 ‘혁신위 결원이 발생하면 혁신위가 자체적으로 논의해 충원한다’는 원칙에 따라 혁신위가 정할 전망이다.
BIFF는 지난 18일 7차 이사회를 마치고 혁신위원 7명을 발표했다. 서울 영화인으로는 미인픽쳐스 안영진 대표(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 대표)와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방순정 이사장(한국영화인총연합회 부이사장)이 활동한다. BIFF 남송우 이사, 부산시 김기환 문화체육국장도 혁신위원으로 합류했다.
BIFF는 올해 인사 내홍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지며 위기에 휩싸였다. 신임 운영위원장 임명 이후 집행위원장이 BIFF를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이사장은 사의를 밝혔고, 이사회는 운영위원장을 해촉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