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픈 준우승 김주형, 발목 부상이 의지 불태웠다
올 시즌 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
1R 3오버파 치고 숙소에서 발목 부상
2R부터 3일간 10타 줄여 공동 2위에
디오픈 한국인 최고 성적 거두며 포효
천재 골퍼 김주형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을 올리며 또 한 번 세계 골프계의 눈길을 붙잡았다.
김주형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파71·7383야드)에서 끝난 제151회 디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65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우승컵인 클라레 저그는 170cm 단신의 ‘작은 거인’ 브라이언 하먼(미국) 품에 안겼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12년간 2승을 거둔 하먼이 2017년 웰스 파고 챔피언십 이후 6년 2개월 만에 거둔 통산 3승이기도 하다. 하먼은 또 1963년 밥 찰스(뉴질랜드), 2013년 필 미컬슨(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디오픈을 제패한 왼손잡이 골퍼가 됐다.
하먼과는 6타 차이가 났지만 김주형은 욘 람(스페인), 제이슨 데이(호주)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 등 세계적인 톱 랭커들과 공동 2위로 어깨를 나란히했다.
1860년 시작된 디오픈 챔피언십은 PGA 투어 4대 메이저 대회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인정받는 대회다. 김주형의 공동 2위는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이전 기록은 2007년 기록한 최경주의 공동 8위.
한국 남자 선수가 메이저 대회 2위 이상의 성적을 낸 것은 2009년 PGA 챔피언십 양용은 우승과 2020년 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에 오른 임성재에 이어 김주형이 세 번째다.
2002년생으로 만 21살인 김주형은 1976년 만 19세 때 준우승(당시 브리티시오픈)한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이후 47년 만에 이 대회 2위 이상의 성적을 낸 최연소 선수가 됐다.
김주형은 지난달 열린 US오픈 공동 8위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연달아 톱10 성적을 냈다. 지난주 열린 제네시스 스코틀랜드오픈 공동 6위에 이은 최근 2대회 연속 톱10 기록이기도 하다.
김주형은 디오픈 준우승 상금 108만 4625 달러(약 13억 9000만 원)를 더해 2022-2023시즌 PGA 투어 상금을 562만 4032달러로 늘렸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숙소에서 미끄러져 발목에 멍이 들 정도로 다친 악조건에서 경기를 완주했다. 결과론이지만 김주형의 부상은 스스로에게 의지를 불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1라운드를 3오버파로 시작한 김주형은 발목을 다친 이후 2~3라운드에서 각각 3타를 줄인 뒤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더 줄이는 부상투혼을 발휘하며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임성재는 최종 합계 1언더파 283타로 공동 20위에 올랐다. 안병훈은 이븐파 284타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등과 공동 2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