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아닌 중개보조원, 신분 안밝히면 과태료 500만원 부과
국토부,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전국 6만 5941명,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듯
앞으로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아닌 중개보조원이 집을 내놓거나 찾는 사람을 만날 때는 자신의 신분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만약 밝히지 않으면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된다.
24일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오는 10월 19일부터 중개보조원은 의뢰인에게 반드시 신분을 밝혀야 한다.
이같은 조치가 취해진 배경은 서울 강서구 ‘빌라왕 사건’ 등 전세사기에 중개보조원이 적극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국토부가 전세사기 의심 거래 1300여건을 추출해 조사한 결과, 전세사기 의심자 970명 중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은 42.7%에 이르렀다. 이 중 공인중개사가 342명, 보조원이 72명이었다.
중개보조원은 일정 시간의 교육 이수 외에 특별한 자격 요건이 없다.
고객을 매물 현장으로 안내하는 등 공인중개사 업무를 보조할 수는 있지만, 직접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계약 내용을 설명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중개사와 달리 중개 사고를 일으켰을 때 책임 부담이 약하다.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이를 악용해 중개보조원을 다수 고용해 영업하도록 한다.
현재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파악하고 있는 중개보조원 수는 6만 5941명이다. 보조원으로 신고하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이들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어떤 곳은 실장이나 이사 등이 적힌 명함으로 고객들의 혼선을 불러일으키거나 중개사를 사칭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개보조원이 신분을 알리지 않으면 중개보조원과 소속 공인중개사에게 각각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공인중개사가 보조원에게 상당한 수준의 주의를 주고,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인중개사가 고용할 수 있는 중개보조원 수는 중개사 1인당 5명 이내로 제한된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