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에도, 상가에도 미확인 우편물 배송 '발칵'(종합)
기숙사 내 학생 없어 다행
부산 64건·김해 12건 확인
테러 연관성 확인 안 돼
부산·경남에서 정체불명 해외 발송 미확인 우편물이 잇따라 배송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테러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우편물을 개봉하지 말고 즉시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24일 부산외국어대학교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6시 30분께 교내 기숙사에 회색 봉투로 포장된 수취인 불명 우편물이 3개가 들어왔다.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 ‘CHUNGHWA POST’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경찰은 이렇게 적힌 우편물을 발견하면 열어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당시 기숙사 내 학생은 없어 대피 소동이 벌어지진 않았다. 학교 측은 우편물을 개봉하지 않고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금정경찰서는 폭발전문처리팀을 동원해 수거 조치를 완료했고 관계 기관과 함께 신고된 우편물에 위험성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김해중·서부경찰서도 이날 정오 현재까지 접수된 수상한 해외우편물 신고 건수는 외동과 관동동, 진영읍에서 확인된 3건 12개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0시 10분께 김해시 외동의 한 상가 1층 우편함에 들어있는 키르기스스탄 발신 우편물을 A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A 씨는 “뉴스에서 본 해외우편물과 똑같이 생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외 주소지로부터 수상한 우편물을 받았다는 신고가 전국적으로 잇따랐다. 수상한 우편물을 해외에서 받았다는 신고가 이날 오전 5시까지 전국에서 모두 2141건 접수됐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지역은 이날 기준 64건의 미확인 우편물 신고가 접수돼 관계 기관과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가 들어온 우편물은 대부분 노란색이나 회색 봉투로 포장된 상태였다. 발송지는 대만이나 말레이시아, 호주 등 여러 국가였다. 지금까지 위험 물질이 발견되거나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쇼핑몰 판매 실적과 평점 조작을 위해 주문하지도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하는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우편물을 받는다면 개봉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무총리 소속 대테러센터는 이날 전국적으로 배송된 정체불명의 해외 우편물과 관련해 “현재까지 테러와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정보·수사당국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 해외 정보·수사기관과 함께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조실은 지난 20일 울산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최초 신고 접수된 사건과 관련, 소방·경찰 등 초동 출동 기관이 우편물을 수거해 1차 검사한 결과 화학·생물학·방사능 관련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