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으로 영재 안 돼… 논리·합리·창의적 사고력 ‘우선’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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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재교육의 모든 것

수학·과학 등 11개 분야 66개 기관
교육기관, 초등 4학년부터 매년 선발
타 지역 비해 자체 기준 갖춰 ‘눈길’
교육 대상자 수혜율 2.54% 전국 2위

지난 18일 부산 부산진구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중학교 영재교육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중학교 영재교육대상자 상상 실현 캠프’가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지난 18일 부산 부산진구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중학교 영재교육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중학교 영재교육대상자 상상 실현 캠프’가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지난 20일 한국과학영재학교 창의관 교실. 4명의 학생이 머리를 맞대고 AI 카메라를 횡단보도 모형에 설치했다. 사전에 코딩된 카메라에서는 불빛과 소리가 나왔다. 학생들은 복잡한 사거리 도로 모형을 디자인했다. 학생들은 AI 카메라를 활용해 시각장애인이 횡단보도 보행을 감지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중이다. 바로 옆 4명의 학생들은 킥보드 속에 AI 카메라를 이식했다. 거리에 흔히 볼 수 있는 전자동 킥보드를 이용할 때 AI 카메라가 헬멧 착용 여부, 면허 보유 여부 등을 확인한다. AI 카메라를 활용해 일상 속 교통 대책을 만드는 과제에서 버드스트라이크 방지, 회전교차로 사고 방지, 지하차도 자동 차단 시스템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캠프는 부산 지역 영재 교육 대상자 상상실현 캠프의 모습이다. 캠프에는 부산 지역 영재교육 대상 중2 학생 100명이 참가했다. 캠프에 참가한 센텀중 이현비 양은 “직접 교통 대안을 마련하는 고민을 하고 모형을 만들면서 학교에서는 해보지 않던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25일부터 부산시교육청 어린이창의교육관에서는 초등 5~6학년 영재 학생을 대상으로 ‘내 꿈을 START UP! AI 융합교실’이 열린다. AI융합교실에서는 ‘창업아카데미’를 주제로 동화책 출판, 스마트 스토어 창업, 캐릭터 브랜딩과 이모티콘 제작 활동과 ‘우주대항해 시대’를 주제로 우주산업과 우주로봇 이해, 무선통신 우주선과 탐사 로봇 만들기, 창작 로봇 구상 및 제작이 이뤄진다.

방학을 맞아 영재 대상 캠프가 열리는 등 부산에서도 영재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방학은 학부모 입장에서 자녀의 영재성을 확인하기에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부산에는 한국과학영재학교를 필두로 11개 분야 66개 영재교육기관에서 6765명의 학생이 영재 교육을 받고 있다. 부산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수학, 과학, 정보, 창작, 발명 등의 영재를 선발한다. 중학생의 경우 부산시교육청 창의융합교육원, 부산과학고, 부산일과학고 등에서 교육이 진행된다. 고등학교의 경우 영재학급을 제외하고 정보 분야 영재에 대한 교육이 교육정보연구원에서 이뤄진다. 영재 교육기관은 1년 단위로 매년 영재를 선발한다. 2021년 영재교육 통계연보에 따르면 영재교육대상자 수혜율이 2.54%로 인천광역시 3.01%에 이어 전국 2위 수준이다.

영재로 선발되는 기준은 크게 2가지인데 지원하는 학생의 지원이나 학교에서 학생 집중 관찰 뒤 추천하는 형식이다. 두 과정 모두 영재성검사, 문제해결력 검사 등 각 기관의 평가를 거친다. 예술영재는 실기, 심층 면접 등을 진행하는 식이다. 부산시교육청 어린이창의교육관과 지역지원청 단위에서 자체 시험을 통해 영재성을 확인하는 시험을 치뤄 선발한다. 영재가 단순히 문제 풀이 능력이 좋은 학생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 영재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부산 자체 개발 기준으로 영재를 선발한다는 점이다. 영재교육기관들은 부산시교육청 영재교육진흥원이 자체 개발한 선발 도구로 영재를 선발한다. 타지역의 경우 한국교육개발원의 평가 기준을 활용하는 것과 차이점을 지닌다.

부산시교육청 디지털미래교육과 박경영 장학사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력을 가진 학생, 창의적인 사고력을 가지고 다양한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진 학생 등을 각 기관의 기준에 따라 선발한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사교육 선행 학습 등을 통한 영재 교육 기관 입학을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재 교육 전문가들은 학부모들의 관심사인 선행 학습을 통한 영재 선발 가능성에 선을 긋는다. 선행학습을 통해 다양한 경험, 사고 발달이 이뤄졌을 수 있으나 선행학습을 통해 고난도 문제 해결 능력을 보는 평가가 영재 평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산시교육청 영재교육진흥원 정성오 원장은 “영재 캠프 등을 통해 영재 학생끼리 교류하고 협력하는 활동을 통해 서로가 자극하고 발전하는 것이 영재 교육의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영재성은 단순히 문제를 잘 맞히는 학생, 성적이 좋은 학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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