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콘서트 티켓 온라인 사기 ‘주의보’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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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기 공연 선호 심리 악용
개인 간 거래 입금 후 잠적 일쑤
소비자원 피해 구제도 어려워
“암표 자제·경찰 서비스 조회를”

페스티벌 티켓 사기 그래픽. 연합뉴스 페스티벌 티켓 사기 그래픽. 연합뉴스

야외 페스티벌이나 콘서트 티켓을 온라인에서 거래한다고 속인 뒤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기승을 부린다. 개인 간 거래인 탓에 소비자보호원 등의 구제를 받기 어려운 만큼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사기에 휘말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30대 남성 A 씨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벌어진 콘서트 티켓 사기와 관련해, 자신 명의의 계좌를 범행에 쓰이도록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에게 돈을 보내고도 티켓을 받지 못했다는 피해자 B 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2023’ 콘서트에 가기 위해 거래자를 물색하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A 씨를 알게 됐다.

B 씨는 사기 전력을 조회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 ‘더치트’에 A 씨를 조회해봤다. 별다른 사기 전력이 없는 것으로 나오자 B 씨는 A 씨와 거래하기로 마음먹었다. 더구나 B 씨가 예매 내역 확인을 요구했을 땐, A 씨 신분증 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찍어 보내주고 실제 구매 내역을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후 티켓 8장을 구입하기 위해 약 170만 원을 입금했으나, 이후 A 씨가 티켓을 보내주지 않고 잠적했다는 게 B 씨의 설명이다. B 씨는 “돈을 보내고 나서도 연락이 잘 되길래 안전한 사람이라고 믿었는데, 티켓을 발송해주기로 한 날 직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B 씨 등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명의만 빌려준 A 씨 대신 사기 행각을 벌인 사람이 따로 있다고 보고 그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실제 사기를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부산과 김해 등에 유사 범행으로 신고가 들어와 수배돼 있는 상태다”고 밝혔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야외 페스티벌과 콘서트 티켓을 구하려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한 온라인 사기가 기승을 부리지만,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한 개인 간 거래과정에서는 사기를 당하더라도 한국소비자원을 통한 피해 구제를 받기 어렵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와 사업자 간 거래를 다룰 뿐, 개인 간 거래로 발생한 문제에는 개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트위터나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워터밤 서울 2022’ 콘서트 티켓을 거래하려다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경찰에 피해를 신고(부산일보 2022년 6월 23일 자 10면 보도)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비공식적인 경로로 티켓을 구매하려다 피해를 입는 사례가 나오지만, 위험한 거래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취재진이 중고거래 사이트에 접속해 29일 열리는 ‘워터밤 부산 2023’ 티켓을 검색해봤더니, 쉽게 판매글을 찾을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 티켓을 판다며 사기 행각을 벌이다 징역형을 선고 받은 사례도 있다. 지난 22일에는 대전지법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된 25세 C 씨가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C 씨에게 피해자 6명에게 각각 6만~28만 5000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C 씨는 지난해 6월 SNS 등에 세븐틴 콘서트 티켓을 판다고 알린 뒤 돈을 받고도 티켓을 보내주지 않는 식으로 9명에게 73만 500원을 가로챘다.

티켓 거래 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개인 간 암표 거래를 자제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경찰청 인터넷 사기 의심 전화·계좌번호 조회 서비스를 통해 최근 3개월간 3회 이상 해당 계좌나 전화번호, 이메일이 신고 접수되었는지 확인 후 거래를 하는 것도 또다른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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