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연내 개청’ 경남도 목소리 높이는 이유는
다음 달 국회 통과 안 되면 표류
야당 대체법안 발의 위기감 고조
특별법 제정 촉구 등 여론 거세
도·의회·상공계, 전방위로 압박
“대한민국 우주경제를 이끌어갈 우주항공청 연내 개청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와 관련, 여야 정치권 파행이 계속되자 우주항공청 설치를 염원하는 경남지역에서 국회를 상대로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건의를 잇달아 하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특별법이 내달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 할 경우, 우주항공청 연내 개청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24일 도청에서 열린 도민회의에서 “우주항공청 설립이라는 도민 염원을 국회에 전달해야 한다”면서 “최근 여야 국회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과 설치는 대한민국 우주경제 비전의 중요한 첫 걸음이고, 이는 정쟁 또는 흥정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일부 야당에서 다른 정치적 목표로 우주항공청 설립 논의를 못하게 하고 상임위 상정조차 못 하게 가로막는 것은 대한민국 우주경제 비전과 발전을 가로막고, 도민 염원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달부터 여러 차례 국회 등 정치권을 상대로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를 요청해온 상태다. 우주항공청 설립 예정지인 경남 사천지역에서도 박동식 시장, 서희영 사천상공회의소 회장, 지역 시의원과 시민단체 등이 국회를 방문하거나 기자회견을 열어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조를 여러 차례 요청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연내 개청을 목표로 우주항공청 설립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정부 의지와 달리 우주항공청 설립에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정부가 발의한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지난 4월 국회에 제출된 후 소관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접수됐지만, 여야 이견으로 상정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우주항공청 대신 부처급 기구인 ‘우주전략본부’를 설립해야 한다는 대체 법안까지 발의하는 등 8월 통과가 안되면 연내 개청은 물론 우주항공청 설치 자체가 무산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 장제원(국민의힘, 부산 사상구) 위원장이 “8월 중 특별법을 통과시켜준다면 더불어민주당이 그토록 원했던 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전국적 이슈로 등장했다. 특별법 8월 통과가 불투명하자 경남도와 사천시를 비롯한 곳곳에서 법안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남도의회 김진부 의장과 진상락 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현철·임철규 사천지역 도의원, 류경완 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은 25일 재경경남도민회장과 함께 국회를 방문해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 촉구를 건의했다. 이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장실 등을 방문해 건의문과 지역주민 서명부를 전달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우주항공청 설립을 서두르고, 세부적인 정책과 전략은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계속 머리를 맞대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국회의원들의 과감한 결단과 지원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도 지난 19일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국회에 발송했다. 한편 경남도와 사천시는 우주항공청 연내 개청에 대비해 임시 청사와 본 청사 건립 후보지를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에 제출한 상태다. 또 정주여건 조성을 비롯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등 사천시내 우주항공청 설치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