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지원, 부산 기초지자체 중 수영구뿐 [이슈 추적, 왜?]
월 30만 원씩 최대 12개월 지급
인천 10개 구·군 중 5곳으로 확장
수년째 제자리걸음 부산과 대조적
최근 전국적으로 기초지자체 차원의 남성 육아휴직 장려금 제도가 확산하고 있지만, 부산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부산에서는 수영구가 2020년 7월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지원사업을 도입했다. 수영구에 거주하는 남성은 육아휴직 시 기존 육아휴직 급여와 별도로 월 30만 원을 최장 12개월간 받을 수 있다. 신규 신청자가 2021년 31명에서 지난해 51명으로 크게 늘었다.
24일 자치법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에는 수영구 외에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조례를 만들어 시행하는 기초지자체는 없다. 인천의 경우 2018년 남동·계양구를 시작으로 10개 기초지자체 중 5곳(남동·계양·연수·서·동구)이 장려금을 지급한다. 다른 기초지자체도 도입 가능성을 내비친다. 시행 중인 곳도 장려금 지급 기간을 늘리는 등 제도가 시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인천에서는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 지난해 처음으로 부산을 추월했다.
경기도에서는 광명·여주시, 양평군 등에 이어 올해 하남·성남시가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이 밖에 경남 거제시와 거창군, 충남 천안·아산시 등 전국 20여 곳에서 관련 조례를 마련했다.
부산시도 육아휴직 장려금 제도를 준비 중이지만 예산 문제로 2년째 시행하지 않는다. 전국적으로도 광역 지자체 차원에서 정부 육아휴직 급여와 별도로 장려금을 시행 중인 곳이 없는 만큼 기초지자체가 장려금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큰 예산이 들지 않는 데다 각 기초지자체 예산 상황에 맞게 지급 기간, 방식, 금액을 조정할 수 있어서다.
실제 성남시의 경우 다른 지자체와 달리 육아휴직 시 급여가 월 상한액(150만 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해 주는 식으로 제도를 운용한다.
현재 부산의 구·군 중에서는 제도를 운용할 계획조차 없거나, 출산지원금 등 다른 곳에 예산을 더 투입하려는 곳이 많다. 수영구 가족행복과 관계자는 “사실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지원사업에는 억 단위의 큰 예산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사업이 알려지면서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