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흉기난동범은 33세 조선… 신림역 살인예고범은 추적 중
경찰이 대낮에 서울 신림동 번화가에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살인 피의자 조선(33·구속)의 신상정보를 26일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조 씨의 이름과 나이·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다중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흉기를 이용해 다수의 피해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실 등에 비춰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조 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30대 남성 3명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 등)로 지난 23일 구속됐다.
조 씨는 범행 10분 전 흉기를 훔친 뒤 택시를 타고 신림역 인근에 도착하자마자 범행했다. 전날 오후에는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컴퓨터도 부순 것으로 조사됐다. 조 씨는 경찰에 “범행을 미리 계획했고 발각될까 봐 두려워 스마트폰을 초기화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러한 정황으로 미뤄 조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해 실행에 옮겼다고 보고 이날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등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배경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조 씨와 별개로 신림역에서 여성을 살해하겠다고 예고하는 글을 올린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10시께 디시인사이드 AKB48 갤러리에 ‘신림역 일대에서 여성을 강간·살인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오후 10시 15분께 신고를 받고 순찰차 11대를 투입해 신림역 일대를 수색했다. 게시글과 연관된 범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계속 순찰 중이다. 문제의 게시글은 삭제됐지만,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글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앞서 살인예고 글을 올렸다가 협박 혐의로 체포된 20대 남성 A 씨에 대해서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해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 중이다.
A 씨는 지난 24일 오후 2시 “26일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을 디시인사이드 남자 연예인 갤러리에 올렸다가 이튿날 오전 자수했다. A 씨는 “신림동 사건과 관련한 게시글들을 보고 분노를 느꼈다”고 진술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