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동반한 올해 장마 끝…당분간 폭염·소나기 예상
엿새만에 연 강수량의 3분의 1을 쏟아내는 등 ‘역대급’ 폭우를 동반한 올해 장마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당분간 맑은 날씨와 함께 폭염이 예상되나, 대기가 불안정해 장마가 끝난 후에도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겠다.
기상청은 26일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의 올해 장마가 종료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이날 밝혔다. 올해 남부지방의 장마는 지난달 25일 시작됐다. 이날 장마가 종료됨에 따라, 32일간의 장마가 지속됐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는 지난 24일까지 685.9mm의 비가 온 것으로 기록됐다. 평년 장마철 평균 강수량이 382.4mm였던 것에 비해 약 1.8배가량 비가 많이 온 것이다.
올해 장마는 ‘역대급’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지난 13~18일 엿새동안에는 충북, 충남, 전북 등지에 연평균 강수량의 3분의 1이 기록됐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장마 시작 단계부터 비의 재료인 고온 다습한 공기가 강하게 유입된 것을 이유로 꼽는다. 또 북쪽에서는 지속적으로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중규모 저기압을 발달시켰다. 지속적으로 강하게 남하하는 공기와 남서쪽에서 유입되는 고온의 수증기가 강하게 충돌하고 머무르면서 정체전선이 활성화 된 특징을 보였다.
기후학적으로는 전지구적 고온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달 기온이 평년보다 0.5도 높았고, 이달 세계 평균 기온이 기존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지구 온난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존의 세계 평균 기온 최고 기록은 2016년 8월 16일 16.94도였는데, 지난 7월 7일 17.24도를 기록했다. 엘니뇨 현상에 의해 동태평양 수온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서태평양 부근의 해수면 온도까지 전체적으로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열과 수증기량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장마는 종료됐으나, 당분간 국지적인 대기 불안정에 의한 소나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나기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하면서 호우 특보가 발표될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내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 장마는 평년 장마철에 비해 장마기간은 비슷했던 반면 이례적으로 강하고 많은 강수량으로 인해 충청 이남 지역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가져왔다”면서 “앞으로도 기후변화로 인한 극값의 경신 주기는 점점 더 짧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