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뒤끝’ 경남 벼 도열병 확산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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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발생 규모 1100ha 넘어
지난해 대비 10배 이상 증가
치료방법 없어 예방이 최선

벼 잎에 도열병의 특징인 다이아몬드형 무늬가 새겨져 있다. 도열병에 걸린 벼는 포기 전체가 말라 죽게 된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제공 벼 잎에 도열병의 특징인 다이아몬드형 무늬가 새겨져 있다. 도열병에 걸린 벼는 포기 전체가 말라 죽게 된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제공

긴 장마로 전국적으로 침수, 산사태 등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벼농가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곰팡이병의 일종인 벼 도열병이 확산되고 있는 것인데, 특히 경남지역의 경우 지난해 대비 발병률이 10배를 넘어섰다.

26일 경남도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경남지역 벼 도열병 발생 규모는 1100ha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경남 대다수 시군에서 도열병 발병이 확인됐으며, 진주시 6건을 비롯해 의령군과 하동군 등에서는 대규모 피해에 따른 민원이 접수된 상태다.

지난해의 경우 7월 17일까지 발생 규모가 110ha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올해 1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벼 도열병은 벼에서 가장 문제되는 곰팡이병 가운데 하나다.

전 생육기간에 걸쳐 발병해 피해를 주며 발병 부위에 따라 잎도열병, 이삭도열병 등으로 구분한다.

잎도열병 발생 초기에는 잎에 작은 암갈색 점무늬가 생기고, 후기에는 다이아몬드형 무늬로 변한다.


진주를 비롯해 경남전역에서 벼 도열병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발생 규모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제공 진주를 비롯해 경남전역에서 벼 도열병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발생 규모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제공

무늬 안쪽은 회백색, 바깥쪽은 짙은 갈색을 띠고 병이 심해지면 포기 전체가 말라 죽게 된다.

특히 벼 도열병은 한 번 걸리면 치료방법이 없어 예방이 최선의 대안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이처럼 벼 도열병이 급격하게 확산되는 원인은 어느 때보다 긴 장마의 영향이 크다.

벼 잎도열병은 25~29도의 높은 기온, 높은 습도와 일조량 부족 등의 환경에서 발생하기 쉽고 질소질 비료가 과다한 논에서 주로 발생한다.

올해는 장마가 6월 하순부터 일찍 시작된 데다 한 달째 지속되고 있어 도열병 발생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됐다.

여기에 남부지방의 경우 주요 벼 재배품종인 ‘영호진미’의 영향도 있다.

영호진미는 수확시기가 다른 품종에 비해 늦기 때문에 남부지방에 알맞은 품종으로 평가 받지만, 반대로 도열병에는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영호진미를 재배하는 농가는 질소질 비료를 반드시 권장 시비량에 맞춰 시비해야 하고, 예방적 방제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진영민 답작담당 연구관은 “지난 10년 동안을 살펴봐도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도열병 확산이 심한 편이다. 세심한 예찰과 예방 위주의 방제를 해야 농업인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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