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도, 직영 전환도 부담… ‘계륵’ 된 고성 청소년수련원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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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립 시설로 1996년 개원
코로나 직격탄 3년간 개점휴업
민간 운영자 최근 재계약 포기
도 “군이 매입·직영 관리” 제안
군 “예산 먹는 하마 될까” 고민

경남 고성군 하이면 상족암군립공원에 자리 잡은 경상남도 청소년수련원. 고성군 제공 경남 고성군 하이면 상족암군립공원에 자리 잡은 경상남도 청소년수련원. 고성군 제공

경남 고성군이 상족암군립공원에 있는 도립 청소년수련원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민간에 위탁하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작년 말 폐원한 이후 후속 사업자를 찾지 못한 경남도가 고성군에 시설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통째로 매입하거나 관리 전환해 직영하는 방식인데, 자칫 예산만 축내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어 설왕설래하고 있다.

1996년 개원한 경남 청소년수련관은 그동안 (사)한국스카우트연맹이 수탁 운영해 왔다. 4만 3917㎡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 본관동과 수상·산악활동장, 운동장, 캠프파이어장 등 다양한 수련시설을 갖췄다. 본관에는 한 번에 368명을 수용할 수 있는 53실 생활관과 대강당, 식당, 세미나실이 있다.

2015년 세월호 참사로 학생 수련 활동이 위축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다양한 해양레포츠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2018년 전국 최우수 청소년수련시설에 선정됐다.

그런데 이듬해 코로나19 사태로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강화된 방역 조치로 단체 활동이 전면 중단된 탓이다. 경남도가 2020년 1억 원, 2021년 1억 7000만 원 그리고 지난해 2억 9800만 원을 운영비로 지원했지만 역부족.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작년 연말 위수탁계약 기간이 끝나자 재계약을 포기했다. 이후 최근까지 휴원 상태다.

결국 대체 사업자를 찾지 못한 경남도는 고성군에 손을 내밀었다. 군이 시설 전체를 매입하거나 직영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군은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데다, 각종 규제에 묶여 활용도도 떨어져 망설이고 있다.

실제 수련원은 공시지가만 73억 원 상당으로 매입가격은 1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지은 지 20년이 지난 노후 시설이라 정상 운영을 위해선 추가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까지 해야 한다.

자연환경보전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자연공원법 적용을 받는 점도 걸림돌이다. 관련법상 일반 숙박시설로 용도변경이 불가능하다. 일반 투숙객도 받을 순 있지만, 수련 목적의 청소년이 아닌 경우, 연간 이용 가능 인원의 100분의 40 이내로 제한된다.

고성군이 미적거리자, 경남도는 2가지 차선책을 제시했다. 첫째는 행정재산으로 고성군에 무상 관리 전환하는 것이다. 이 경우, 균특 예산으로 리모델링 사업비를 지원한다. 다만 운영비는 고성군 부담이다. 둘째는 행정재산 용도폐지 후 일반재산으로 감정평가를 거쳐 고성군에 매각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숙박시설로 용도변경이 가능하지만 도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고성군은 일단 매입 대신 도비 지원을 전제로 관리권을 넘겨받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공룡박물관 등 주변 시설과의 연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제2회 추경안에 리모델링실시설계용역비 1억 원을 편성했다.

군의회는 ‘확정’이 아닌 ‘검토’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군의회 정영환 기획행정위원장은 “군립공원 내 흉물로 방치되는 것도 지역 이미지에 맞지 않고, 우선 검토는 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폭탄을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의회 내부에서 활용방안을 제대로 찾아보자는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실시설계 용역을 통해 파악해 볼 필요는 있다. 리모델링 비용은 도비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데 변함없다. 그게 안 되면 우리는 안 하겠다고 통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지역에선 찬반이 분분하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군립공원 내 있는 시설인 만큼 당연히 고성군이 관리하며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과 혹여나 예산 먹는 하마로 전락하진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상충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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