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페루스 커피’ 글렌 드 라크 대표 “역사성 빛나는 앤트워프만의 커피 문화 알리려 ‘커피 위크’ 조직”
“벨기에 역사보다 더 오래된 커피 회사가 있는 곳이 바로 앤트워프입니다. 유럽에 커피가 들어오는 창구이자, 풍부한 역사성이 있는 앤트워프의 커피 문화를 알리고 함께 즐기기 위해서 지난해 7곳의 커피 로스터 회사가 참여한 ‘앤트워프 커피 위크’를 조직하기도 했죠.”
‘코페루스(Coperus) 커피’, ‘커피 드 블릿(De Vlijt)’, ‘바 스타크’ 등 다수 커피회사와 카페를 운영하는 글렌 드 라크(43) 대표의 말이다. 드 라크 대표를 벨기에 앤트워프 주택가 공원 한 켠에 위치한 ‘바 스타크’에서 만났다.
드 라크 대표의 증조부는 1926년 커피를 수입하고 유통하는 회사 ‘커피 드 블릿’을 창업했다. 할아버지, 어머니를 거쳐 드 라크 대표는 4대째 커피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드 라크 대표 가족은 1823년 앤트워프에서 출발한 커피 회사 ‘코페루스 커피’를 2011년 인수했다. 코페루스 커피는 벨기에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커피 회사로, 1830년 건국한 벨기에 역사보다 더 오래됐다.
“코페루스 커피는 차 회사로 출발했지만 이후 좋은 커피를 수입해서 로스팅하고 유통하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회사죠. 12년 전에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고 인수를 결정했죠. 가족회사인 ‘커피 드 블릿’과 시너지 효과를 낼 거라는 기대도 있었고요. 가장 최근에 문을 연 ‘바 스타크’의 경우 ‘스타크’라는 이름의 고성 옆에 문을 열어 앤트워프 시민에게 새로운 커피 공간을 선보였다고 자부합니다.”
드 라크 대표의 말처럼 벨기에는 커피와 떼놓을 수 없는 국가다. “벨기에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 체인은 커피를 볶는 커피 로스터 회사로 출발했습니다. 벨기에의 식민지(콩고, 르완다 등)에서 재배한 생두를 들여와 볶아서 판매하던 곳이었죠. 그런 역사가 있는 만큼 유럽 다른 국가에 비해 기본적으로 집에서 소비하는 커피의 질이 높은 편입니다.”
풍성한 커피 역사와 커피 수입과 유통이 쉬운 지리적 이점이 있는 앤트워프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커피 커뮤니티가 크게 위축됐다.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가 이어지면서 6개월 이상 문을 닫은 카페가 줄을 이었고, 이때를 버티지 못해 직업을 바꾼 바리스타도 여럿이었다.
“커피 커뮤니티를 회복하고 앤트워프만의 커피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 지난해 처음으로 ‘앤트워프 커피 위크’를 선보였습니다. 앤트워프의 이름난 커피 로스터 회사 7곳이 힘을 모았죠. 반응은 아주 좋았습니다. 커피와 관련된 수업을 열거나, 커피 칵테일파티를 개최하는 등 지난해 9월 각 로스터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했고요. 올해도 개최 예정입니다.”
그는 내년 5월 부산에서 열리는 ‘월드 오브 커피 아시아’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얼마 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커피산업 전문 전시회 ‘월드 오브 커피’만 해도 글로벌 커피 회사가 아테네 커피 바를 빌려 곳곳에서 파티를 여는 것을 봤습니다. 부산 ‘월드 오브 커피 아시아’ 역시 한국과 부산 커피 커뮤니티를 세계에 소개하는 장이 될 겁니다. 그 기회를 잘 살리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