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분노 범죄에 “내 몸 내가 지켜”
호신용품 온라인 판매 68% 증가
부산서는 호신술 수강 문의 늘어
최근 서울 신림동 무차별 흉기 난동 등 ‘분노 범죄’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누구나 범행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호신용품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26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네이버쇼핑 인기검색어 상위 10위 중 절반이 호신용품 관련이었다. 1위는 ‘호신용품’이었고, 그 뒤를 이어 ‘삼단봉’ ‘호신용 스프레이’ ‘전기 충격기’가 2~4위를 차지했다. 8위에는 ‘호신용 삼단봉’이 이름을 올렸다.
실제 호신용품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묻지마 범죄 이후 크게 증가했다. G마켓에 따르면, 신림동 무차별 흉기 난동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22~23일 이틀 동안 호신용품 판매 신장률은 지난주 주말 대비 68% 증가했다.
삼단봉을 파는 A업체 관계자는 “신림동 무차별 흉기 난동 이후로 판매량이 4~5배가량 증가했다”며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상품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도 묻지마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 사상구의 한 주짓수 체육관은 신림동 무차별 흉기 난동 이후 호신술 수업을 문의하는 전화가 매일 2~3통씩 들어온다고 밝혔다. 체육관 관계자는 “한 여성이 체육관에 찾아와 호신술 수업을 체험하기도 했다”며 “아무래도 신림동 사건 이후 호신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예측이 불가능다는 범행 특징이 사회적 공포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성대 심리학과 임낭연 교수는 “묻지마 범죄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또한 공권력이 투입되기 전 이미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공포를 자극한다”며 “소외된 집단이 없는지 점검하는 등 사회적 차원에서 예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