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산초등 교통사고 대책 미비… 안전표지판 설치로는 부족”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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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교육시민단체, 유관 기관 조치 미흡 규탄



부산 북구 만덕동 백산초등 뒤편 삼거리. 보행자 신호등은 사라지고 황색 점멸 신호에서 적색 점멸 신호로 바뀌었다. 나웅기 기자 wonggy@ 부산 북구 만덕동 백산초등 뒤편 삼거리. 보행자 신호등은 사라지고 황색 점멸 신호에서 적색 점멸 신호로 바뀌었다. 나웅기 기자 wonggy@

부산 북구의 한 스쿨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서 교사가 교통사고(부산일보 6월 22일 자 10면 등 보도)를 당한 것과 관련해, 지역 교육시민단체가 경찰과 유관 기관의 사고 이후 조치가 미흡하다며 규탄에 나섰다.

부산참여연대와 학부모단체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안전한 어린이 통학로 확보를 위한 부산시민사회 대책위원회’는 28일 오전 11시 부산 북부경찰서 앞에서 ‘백산초등 스쿨존 안전대책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단체는 △보행 신호등 폐지 절차 과정에 대한 논의 △교통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포함된 합동 현장 점검 △도로 구조와 신호 흐름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대책 수립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9일 오후 4시 35분 만덕동 백산초등 뒤편 삼거리에서 40대 남성이 몰던 포터 차량이 좌회전을 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교사 A 씨를 들이받았다. 사고가 난 구간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시속 30km 이하로 달려야 하는 곳이다. 경찰은 사고 이후 기존에 있던 보행자 신호등은 철거하고 차량 신호등은 황색 점멸등에서 일시 정지를 의미하는 적색 점멸등으로 바꿨다. 안전 표지판과 차량 속도 저감 시설물도 추가로 설치했다.

그러나 경찰과 유관 기관이 마련한 안전 대책이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보행자 신호등을 없애고 적색 점멸 신호로 바꾼 것에 대해 사고 재발을 방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적색 점멸 신호는 ‘일시 정차한 후 좌우를 살핀 후 서행하라’는 의미이지만 운전자들은 적색 점멸 신호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선 여전히 차량들이 속도를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보행자 안전이 최우선인 어린이보호구역에선 아이들이 통학하는 시간대만이라도 일반 신호 체계를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책위 관계자는 “사고 현장은 도로 구조상 여러 위험과 문제들이 있어 이를 고려한 횡단보도 위치 조정과 신호 흐름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안전 표지판 설치 등 임시방편만 마련됐다”며 “부산의 스쿨존 안전 문제와 관련해 전면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향후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관련해 전수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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