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타운, 낙후한 산청시장 살릴 묘수 될까?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군, 시장 허물고 주상복합 건설 추진
부지 보상·예산 확보 등 과제 산적

산청시장 전경. 도시 중심에 위치해 있어 개발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산청군 제공 산청시장 전경. 도시 중심에 위치해 있어 개발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산청군 제공

경남 산청군의 중심지에 위치한 전통시장, 산청시장에 주상복합타운 건설이 추진된다. 시설 노후화와 주차공간 부족 탓에 이용객이 줄고 있는 시장을 허물고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생각인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군청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는 산청시장은 지난 2009년 전통시장으로 등록됐지만 실제 형성된 건 1982년 4월이다. 건물 대다수가 지어진 지 30~40년 정도 지나 낙후됐고, 특히 주차공간이 크게 부족하다. 게다가 주변으로 주차공간이 30여 면에 불과해 군청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불법주정차를 해야 할 판이다. 일각에서는 산청시장이 지역 발전을 저해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산청군은 인근 함양군에 비해 중심지인 읍 지역이 낙후돼 있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심지어 읍이지만 인근 신안면보다 아파트 수가 적을 정도다.

산청시장의 한 상인은 “낙후된 건 사실이지만 당장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개개인이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대책이 없다. 몇 년 전부터 현대화 이야기가 나왔지만 바뀐 게 없다”고 말했다.

산청군은 지역 상권은 물론, 읍 소재지 활성화를 위해 주상복합타운 조성을 추진 중이다. 김현우 기자 산청군은 지역 상권은 물론, 읍 소재지 활성화를 위해 주상복합타운 조성을 추진 중이다. 김현우 기자

낙후된 산청시장 개선을 위해 군이 꺼내든 카드는 아파트와 상가, 청년창업공간 등을 갖춘 ‘주상복합타운’ 건설이다. 상권을 넘어 지역 전체 발전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주상복합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것. 실제 지난해 10월 시작돼 최근 마무리된 타당성 용역에서도 주상복합타운 조성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됐다.

군 관계자는 “타당성 용역에서는 분양가가 건설비용 대비 다소 높다는 점이 지적됐다. 하지만 재무적인 부분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 인구 유입이나 지역발전적인 측면에서는 주상복합타운 조성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상복합타운 조성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군은 부지 보상과 건설비 등 적어도 11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군비 만으로는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간투자나 국·도비 지원 방안 없이는 첫 삽조차 뜨기 어렵다.

여기에 현재 전통시장에 있는 상인들의 동의와 부지 보상도 풀어야 할 숙제다. 산청시장의 규모는 5635㎡로, 실제 인접 상권까지 포함하면 7826㎡ 정도다. 점포 수도 10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일부 건물의 경우 소유주가 사망해 실존하는 인물이 없는 사례도 확인됐다. 상인들의 생계가 걸려 있는 만큼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고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화 군수는 “산청시장 주상복합 신축사업은 산청시장의 활성화 뿐 아니라 주택난 해소, 읍 소재지 개발 등 산청군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라며 “아직 행정절차 이행과 부지 보상, 예산 확보 등 과제들이 남아있지만 타당성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나씩 풀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