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민정 굿네이버스 부울경본부장 “과거 도움 받은 만큼 다른 나라에 온정 베풀어야”
한국에 본부, 세계 45개국 사업장
아동 결연·지역 개발 사업 등 추진
“빈곤·기후 위기 고통 함께 나눠야”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은 비극이며, 수만 명의 죽음은 통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25년 이상 글로벌 비영리 사회복지단체(NGO)에서 근무하며 한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있는 저의 다짐이자 신조입니다.”
굿네이버스 부산울산경남본부 권민정 본부장은 “처음 굿네이버스에 입사해 해외 아동 결연 캠페인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우리나라도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왜 다른 나라를 도와야 하냐’는 비판어린 시선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권 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수혜국 리스트에서 제외된 시기는 1990년대 초반으로, 한국전쟁 이후 많은 해외 복지 단체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으니, 과거 도움을 받은 만큼 다른 나라에도 온정을 베풀고 은혜도 갚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굿네이버스는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전환된 세계 최초의 국가인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다. 세계 총 45개국 212개 사업장에서 해외 아동 결연, 지역 개발 사업 등을 통해 아동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하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사회복지단체이다.
권 본부장은 “도움을 받았던 수혜국이 이제는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된 유일한 국가가 한국이며, 국내에 그 본부가 있어 최종 의사 결정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끼며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우리나라에도 해결해야 할 많은 아동 관련 문제들이 있는데 굿네이버스가 앞장서 많은 복지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 아동 결연 사업은 한국 후원자와 해외 아동을 매칭하고, 아동을 포함한 마을을 지원하는데 그 변화의 결과를 후원자들에게 보고하는 과정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또 교육과 보건·위생, 식수 위생, 소득 증대 사업, 아동 권리 교육 프로그램 등 지역 개발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며 “아동과 가정, 그리고 지역 사회가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돕는 것이 굿네이버스의 설립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현지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협력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권 본부장은 “지역 주민이 주도성과 지역 사회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지가 사업 추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굿네이버스는 정부 관계자와의 면담, 협력, 정책 입안, 지역 사회 캠페인 등 통해 이들을 돕고 있다”면서 “캠페인 등을 통해 국내 후원자들과 함께 사업을 수행하고 지역 사회, 기업, 개인 등이 동참해 그 결과를 함께 공유하는 협력적 사업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굿네이버스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국내 아동들도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희망편지 쓰기 대회’이다. 15년째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기후 위기와 식량 부족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제3세계 중 주로 아프리카 아동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세계 시민 교육 프로그램이다.
권 본부장은 “올해는 탄자니아, 작년에는 말라위와 케냐 등에 사는 빈곤 아동과 국내 아동들을 연결해 주는 국제 교류 사업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국가와 인종, 문화는 달라도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며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성장의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사업 활동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주제는 ‘환경’이다. 가뭄과 기근에 시달리는 제3세계 국가들의 문제를 외면한다면 우리도 언제든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면서 “아이들의 애절한 목소리에 우리나라 어른들도 따뜻한 손을 내밀며 후원에 나설 때”이라고 당부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