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마비된 몸 갇혀 눈물만 한없이
뇌출혈에 합병증까지 찾아와
대변 새고 욕창과 사투 벌여
24시간 간병 오롯이 남편 몫
은둔생활 작은 아들 버팀목
그날은 여느 날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선숙(62·가명) 씨는 남편과 함께 채소가게 셔터를 내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은 후 TV를 보다 까무룩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선숙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뇌출혈이었습니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고, 길고 긴 치료 끝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이제 열심히 노력하면 휠체어에는 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잠깐 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합병증이 찾아왔습니다. 선숙 씨는 혼자서는 몸을 뒤척일 수도 없는 와상 환자가 됐습니다. 대장 무력증으로 대변이 줄줄 새 2시간마다 기저귀를 갈아야 했고, 욕창과 매일 싸워야 했습니다. 통증이 심해 병원 약만으로는 버티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통증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가족을 향한 미안한 마음입니다. 병원비가 부족한 선숙 씨는 퇴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 남편이 24시간 간병을 도맡았습니다. 선숙 씨 기저귀를 갈고, 욕창 부위에 연고를 바르고, 온몸 구석구석을 닦습니다. 새벽에도 2시간마다 깨어 이 작업을 반복해야 합니다. 간병을 받는 사람도, 간병을 하는 사람도 녹초가 될 수밖에 없는 세월이 벌써 3년째입니다.
부부가 운영하던 작은 채소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생활비로 쓸 돈마저 바닥났습니다. 선숙 씨 부부는 집안에서 외톨이로 지내는 작은 아들이 없었다면, 벌써 죽음을 택했을 거라고 말합니다. 15년간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은 채 은둔 생활을 하는, 착하기만 한 작은 아들이 부부가 삶을 지탱하는 이유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보장받게 되면서 당장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선숙 씨는 배에 복수가 차도, 소변을 며칠 동안 보지 못해도, 욕창이 심해져 살이 뭉개져도 병원에 가지 못 합니다. 감당하기 힘든 병원비와 이송비는 물론이며, 두 명 이상의 보호자가 하루 종일 동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선숙 씨를 돌보느라 자신을 돌보는 법도 잊었습니다. 폐에 구멍이 생긴 것 같다는 의사의 말에도, 큰 병원에 가보라는 권유에도 1시간 이상 집을 비울 수 없기에 치료를 거부합니다. 선숙 씨는 죽을 만큼 아픈 순간에도 소리 없이 참아냅니다. 극단적인 생각도 해보지만, 마비된 몸에 갇혀 꼼짝할 수 없는 선숙 씨는 혼자서는 죽을 수조차도 없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수십 년간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채소를 팔던 성실한 선숙 씨에게 일상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정말 아플 때는 병원에 갈 수 있는 일상, 하루에 최소 4시간은 잘 수 있는 일상, 매일 죽음을 꿈꾸지 않는 일상. 자신이 처한 삶과 병마의 무게로 그 어느 것 하나 할 수 없는 선숙 씨에게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강서구 생활지원과 신혜영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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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지난 14일 자 정금 씨
지난 14일 자 정금 씨 사연에 후원자 66명이 361만 5148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29만 1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옥상의 방수공사와 세 자매가 지내는 방의 도배, 장판, 새시 교체 등에 쓰일 예정입니다. 인근 사찰에서도 정금 씨 자매가 수돗물을 쓸 수 있도록 공사를 지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정금 씨는 앞으로도 동생들과 함께 우애를 지키며 살아가겠다고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