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외화 흥행 1위 올랐다
한국계 2세 피터 손 감독 작품
이민자로 느낀 문화 충돌 담아
558만 관객…‘스즈메’ 앞질러
피터 손 감독의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이 올해 국내 개봉한 외화 가운데 흥행 1위에 올랐다. 한인 2세인 피터 손 감독과 이민자인 부모님의 경험을 담은 작품이 흥행에 성공해 더 눈길을 끈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엘리멘탈’은 558만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외화 흥행작 가운데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 이전까지는 ‘스즈메의 문단속’이 554만 명을 모아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 영화는 물·불·공기·흙의 4개 원소가 사는 상상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서로 다른 원소들이 다름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공존하는 삶이 주요 이야기다. 한국인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와 메시지가 담겼고, 작품 전반에 따뜻한 가족애가 깔려 있어 다양한 세대의 관객을 아우른 것으로 보인다.
손 감독은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자신의 부모님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냈다. 또 한국계 이민 2세인 감독이 뉴욕에서 자라며 느낀 문화 충돌을 ‘엘리멘트 시티’와 여러 캐릭터들에 담아냈다. 주요 이야기인 불과 물의 사랑 역시 한국인이 아닌 지금의 아내와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겪었던 일들이 바탕이 됐다.
한국인이 공감할 만한 정서도 인기 요인으로 주효했다. 관객들은 불 종족의 집을 돌솥 모양을 따서 만들었다거나, 주인공이 아버지를 ‘아빠’와 유사한 발음인 ‘아슈파’라 부르는 모습, 고향을 떠나며 부모님께 큰절을 올리는 모습 등 영화 속 숨은 한국 문화를 발견하며 영화 관람을 이어가고 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