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선언했지만… 휴가철 치솟은 코로나19 확진자 수
부산, 하루 평균 4173명 확진
경남, 7월 확진자 5월의 배 이상
피서지 이동 늘고 밀집도 증가
고령 고위험군 방역수칙 지켜야
잠잠하던 코로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종식 선언 이후 방역 의식이 느슨해진 데다, 인파가 몰리는 휴가철까지 겹쳐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30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일주일간 부산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만 9208명으로 집계됐다. 1일 평균 4173명 수준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일주일 전인 17일~23일 1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3546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점점 증가 추세를 보인다.
한 달 치 확진자 수를 보면 더욱 확연한 차이가 보인다. 5월 한 달 부산의 신규 확진자 수는 2만 7166명, 1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876명이었다. 하지만 6월에는 한 달 신규 확진자 수가 4만 3714명으로 늘었고, 7월 1일부터 30일까지 신규 확진자 수는 9만 1589명으로 급증했다. 5월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경남도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30일 경남도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2만 7308명이던 도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월 1~ 30일 6만 4968명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감염재생산지수도 이달 내내 1을 넘기고 있다. 감염자 한 명이 주변인 1명 이상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고 있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은 이 지수가 1 이상이면 감염병 유행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7월 셋째 주엔 1.23으로 전국 평균(1.17)보다 높았다.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마스크 의무 해제 등 방역정책 완화와 거듭된 변이 출연에 따른 면역력 약화 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치명률이 낮다는 점이다. 델타변이가 창궐하던 2021년 11월 1.72%였던 치명률은 7월 0.03%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65세 이상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최근 고령층 확진자는 더 가파르게 늘어나는 등 고위험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방역당국의 메시지도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르면 내달 코로나19가 감염병 4급으로 조정되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 등 일부에 남아있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된다. 감시체계가 전수감시에서 표본감시로 바뀌며 확진자 수 집계도 중단되고, 검사비와 치료비 또한 대부분 자부담으로 전환(건강보험 적용)된다.
이에 따라 마스크 해제에 따른 감염 우려와 함께 지원과 집계 중단으로 ‘깜깜이 감염’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6월 정부의 일상회복 선언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적극성이 크게 떨어졌고, 휴가철 탓에 검사를 받지 않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 수는 방역당국에서 파악한 숫자보다 2~3배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받는 이유다.
엔데믹 선언 이후 처음 맞는 휴가철인 데다 긴 장마로 인해 본격적인 관광 수요가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은 대부분 피서지가 바이러스 전파에 취약한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인 만큼 기침 예절, 30초 손씻기 등 개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0월 오미크론 XBB 계열 변이를 기반으로 한 새 백신으로 코로나19 전 국민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백신은 XBB 1.5뿐 아니라 1.16, 1.9.1, 1.9.2등 현재 유행 중인 XBB 계열에 대부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동절기 추가접종의 60세 이상 접종률이 34.5%로 저조했던 만큼 정부가 일상회복 절차에 속도를 내면 백신 호응도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