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푸즈 이어 부티에까지…‘이민자의 딸’ LPGA메이저 연거푸 우승
태국인 부모 둔 셀린 부티에,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컵
프랑스 국기 삼색기 두르고 시상식…국민 환호 이끌어
US여자오픈에선 한국인 엄마 둔 엘리슨 코푸즈 우승
셰브런챔피언십 우승은 베트남 보트피플 후손 릴리아 부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중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일한 대회다. 1994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프랑스 선수가 우승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올해 대회에서 프랑스 국적 선수론 처음으 셀린 부티에(29)가 우승했다. 부티에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는 모두 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건너온 이민자들이다.
부티에의 에비앙 우승은 앞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엘리슨 코푸즈(25·미국)에 이어 ‘이민자의 딸’이 LPGA 메이저대회에서 연거푸 우승한 진기록이기도 하다.
부티에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부티에가 챔피언 퍼트를 마치자 18번 홀 그린을 에워싼 프랑스 관중들은 국기인 삼색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대회 전통에 따라 부티에는 프랑스 국기를 어깨에 휘감고 시상식에 섰다. 그는 “골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꿈을 이뤘다”면서 “가족들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민자 출신인 부모와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섰던 브룩 헨더슨(25·캐나다)이 부티에에 6타 뒤진 합계 8언더파로 단독 2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엔 7언더파를 친 김아림(27)이 공동 3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국내파 김수지(26)도 최종 5언더파 공동 9위로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지난 10일 막을 내린 제78회 US여자오픈 우승은 미국의 엘리슨 코푸즈(25)가 차지했다.
코푸즈 역시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났지만 필리핀계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자 집안 출신이다.
코푸즈는 미국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US여자오픈에서 7년 만의 미국인 우승자가 되며 미국 골프 팬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지난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 이어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셰브런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릴리아 부(25·미국) 역시 외할아버지가 베트남을 탈출한 ‘보트 피플’의 후손이다. 부의 부모 모두 베트남 출신이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