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기반으로 자궁경부암만 정확하게 타격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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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원자력의학원 3차원 근접방사선치료

부울경 유일 3차원 근접치료
2차원 치료보다 결과 매우 우수
지난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
종양 부위만 타깃 완치율 높여
통증 덜하고 더 정확하게 시행
방사선의학 실용화센터 곧 개소

자궁경부암은 발생률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5대 암에 든다. 특히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년 자궁경부암 환자 6만 5013명이었고, 그중 40대 이하 환자는 3만 6514명으로 절반이 넘었다.

자궁경부암은 원격전이가 있는 4기를 제외하고는 수술 없이 방사선 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대표적인 암이다. 그중 ‘근접방사선치료(브라키테라피)’는 완치를 목표로 하는 ‘근치적 치료’에 있어서 필수적 요소다. 현재 부울경 지역에서 근접방사선치료를 하는 병원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등 단 세 곳밖에 없다.


자궁경부암은 4기를 제외하고는 방사선 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암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유도솔 방사선종양학과 과장이 자궁경부암 치료를 위해 MRI 기반 3차원 근접방사선치료를 준비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자궁경부암은 4기를 제외하고는 방사선 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암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유도솔 방사선종양학과 과장이 자궁경부암 치료를 위해 MRI 기반 3차원 근접방사선치료를 준비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방사선 치료만으로 완치 가능한 자궁경부암

근접방사선치료는 자궁강 내나 질강 내에 직접 방사선동위원소를 삽입해 높은 방사선량을 종양에 직접 조사하기 때문에 국소제어율(치료받은 부위 내에서 재발하지 않을 확률)과 생존율을 높인다. 최근에는 근접방사선치료도 정밀한 3차원 설계가 가능해져서 MRI 영상을 기반으로 종양 부위만 타깃으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3차원 근접방사선치료는 기존 2차원 근접방사선치료보다 치료 결과가 월등히 우수해, 유럽방사선종양학회와 미국 국립암종합네트워크 등은 자궁경부암의 근치적 치료에 시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부울경 지역에서 유일하게 2015년부터 3차원 근접방사선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2021년 8월에는 MRI 기반 3차원 근접방사선치료가 신의료기술로 인정돼 자궁경부암 환자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시술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부터는 최신 근접방사선치료 기구인 제네바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전 기구에 비해 더 얇고 조립 안정도가 높아 시술 통증이 덜하고 더욱 정밀하고 정확한 치료 계획이 가능하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유도솔 방사선종양학과 과장은 “CT 기반에 비해 MRI 기반의 3차원 근접방사선치료는 종양과 정상 조직의 구분이 더욱 명확하고 장기 간 구별이 용이해 종양 부위에 더 정확하게 높은 방사선량을 조사하고 주변 정상 장기에 더 낮은 방사선량이 들어가도록 설계가 가능하다”며 “국소제어율이 90%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신 암 치료 기술 개발 ‘방사선의학 실용화센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의료기관으로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 최초로 설립된 기관이다. 기장군이 국가산단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남권산단은 장안읍 일대 약 148만 7603㎡ 면적에 총사업비 4343억 원을 투입해 조성했다. 2014년 착공해 올 1월 1단계를 준공했고, 올해 말 전체 준공을 앞두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향후 운영될 수출용 신형연구로와 중입자가속기센터, 동위원소융합연구기반시설, 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 등과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방사선 의과학 융합클러스터 완성에 앞장서고, 기장 지역을 방사선을 이용한 세계적인 암 치료 허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올해 9월께 ‘방사선의학 실용화센터’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 방사선의학 실용화센터는 방사선과 바이오를 융·복합한 최신 암 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실용화 플랫폼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방사선의학 연구 활성화를 통해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방사선치료기의 국산화 연구를 활발히 수행할 예정이다. 치료용 가속기 시험을 위한 차폐시설, AI 기반의 선량평가 연구시설, KOLAS(한국인정기구) 인정 교정·시험 시설, 방사능 분석시설, 차세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용 GMP(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 시설 등 주요 연구 인프라를 확보할 계획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최근 러시아 네 곳의 원격진료센터에 이어 몽골 울란바토르 제4병원에 원격진료센터를 개소했다. 몽골에서는 연간 6000명 이상의 암 환자가 발생하는데, 대부분 3~4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고 있다. 암 치료 전문성을 가진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몽골 병원의 협력은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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