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 최신형 로봇으로 정확도 높인다
‘로사’ 로봇 인공관절수술
연골 손상으로 퇴행성 관절염 발병
본격 진행되면 움직임 없어도 통증
남성보다 여성 환자 배 이상 많아
보존 치료 효과 없으면 수술 고려
정확·안정성 높은 '로사' 로봇 수술
조직 손상 줄이고 빠른 회복 기대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연골이 손상되고 염증이 유발되면서 발병한다. 노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그 외에도 비만, 호르몬, 외상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O자형으로 휘는 다리 변형도 관절염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남성에 비해 여성 환자 배 이상 많아
관절염의 대표적 증상은 통증이다. 초기에는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차 병이 진행되면 움직임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통증이 발생한다.
무릎이 붓는 것도 무릎 연골이나 관절에 이상이 있다는 징후다. 관절염이 있으면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여 주는 윤활 작용을 하는 활액이 과다하게 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무릎에 물이 차서 무릎이 붓기도 한다. 부은 무릎 관절은 아플 수도 있고 며칠 있다 가라앉기도 하지만, 자주 붓는다면 반드시 정확한 검진이 필요하다.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이 높고, 남성에 비해 여성 환자가 배 이상 많다. 여성 호르몬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구포성심병원 관절센터 최태영 원장은 “여성은 폐경 후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뼈와 연골이 약해진다. 또 남성에 비해 허벅지 근육도 약해 관절이 쉽게 손상을 입는다. 평소 쪼그리고 앉아 일하는 가사노동과 바닥에서 생활하는 좌식 문화도 관절염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O자 다리로 불리는 ‘휜 다리’도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다. 특히 좌식 생활은 무릎 안쪽에 많은 하중이 가해져 대퇴골과 정강이뼈 사이의 연골을 쉽게 닳게 한다.
50대를 넘긴 중년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에 함유된 단백질 구성 성분이 줄어들면 휜 다리 변화가 한층 뚜렷해진다.
■‘로사’ 로봇 수술 시스템 도입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는 기본적으로 약물치료, 주사요법, 운동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가 시행된다. 보존적 치료로도 호전이 없고 방사선 검사상 말기에 해당되는 관절염 환자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구포성심병원 관절센터는 그동안 관절내시경 1만 2000례 이상, 인공관절치환술 6000례 이상을 시행했다. 풍부한 임상 경험은 높은 수술 성공률로 이어지고 있다. 또 최근에는 미국식품의약국 'FDA' 승인을 받은 짐머바이오메트사 ‘로사’ 로봇 수술시스템을 도입했다. 의사의 숙련도에 로봇의 정교함이 더해져 환자 만족도가 올라가고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3D 영상으로 수술 전에 환자 관절 상태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다. 수술 과정에서는 뼈를 최소한으로 절삭하며 관절 주변의 인대와 신경 손상을 줄임으로써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수술 법이다.
수술방에서 환자와 로봇을 연결하는 의사는 3D 영상 데이터와 실제 환자의 수술 부위가 일치하는지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영상정보 등록이 완료되면 로봇은 그 데이터를 최종 확인해 인공관절의 크기와 위치, 각도, 방향에 맞도록 정밀하게 뼈를 깎는다. 마지막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을 실제로 삽입하고 수술을 마무리 한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환자, 하지 변형이 매우 심한 환자, 비만환자에게 특히 유리하다. 기존의 인공관절 수술에 비해 정확성과 안정성이 매우 높다.
최태영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의 성공여부는 하지 정렬의 축을 얼마나 정확히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수술 전 3D영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0.5mm 단위로 정밀하게 뼈를 절삭할 수 있다. 결국 뼈의 절삭을 최소화 하면서 주위 연부 조직의 손상 없이 안전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흔히 로봇 수술이라면 로봇이 알아서 뚝딱뚝딱 수술을 진행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불안해하는 환자들이 있다. 그러나 실제는 의사가 수술 전 과정을 환자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진행된다. 뼈 절삭 이전, 절삭 과정, 인공관절의 최종 안착 시점까지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받아 의사가 무릎 관절과 연부조직의 균형을 맞춘다. 수술도 의사가 직접 로봇팔을 잡고 제어하면서 진행된다.
다만 수술 중간에 인대나 근육을 반영해서 정확하게 인공관절을 삽입하고 인공관절이 어떤 각도로 삽입되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일반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 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인공관절 수술 후 재활관리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인공관절 수술 후 일정 기간이 지나 통증이 소실된 이후에는 관절염 발생 이전의 상태로 충분히 회복돼 격렬한 운동을 제외한 가벼운 운동은 가능하게 된다.
관절센터 조일제 과장은 “수술 후 예전과 같은 좌식 생활, 비만, 기저질환 관리 등에 주의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오랜 기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술 후 적극적인 재활은 무릎 통증뿐만 아니라 인공관절의 수명에도 중요한 영향을 준다. 재활을 통해서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고 관절 가동 범위를 늘려 준다면 통증 감소 및 기능 회복뿐만 아니라 인공관절의 수명 또한 길어질 것이다.
조일제 과장은 “로봇 수술은 환자의 관절 구조와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과정부터 더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한데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때문에 더 빠른 회복과 조기 재활치료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