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가격 제한 풀었더니 '상한가 굳히기' 사라져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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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없이 공모가 기준으로
상장 가격 결정 방법 변경
거래소 “주가 형성 안정적”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지수가 전광판에 띄어져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지수가 전광판에 띄어져 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가 신규 상장 종목의 가격 결정 방법을 변경한 이후 상장 당일 주가가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형성되는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 상장 당일 주가 가격변동 범위 확대 조치 후 지금까지 13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다. 이 중 8곳이 당일 고가 300%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제도 변경 전 기준으로 종전 2거래일 이상 연속 상한가 수준이다. 기존에는 상장 종목이 안정된 가격에 들어가기까지 수일이 걸렸다. 그러나 이제는 투자자 의견이 상장 당일에 지연 없이 반영되고 있다. 이들 8개 기업 외에도 3곳은 200% 이상, 2곳은 100% 이상으로 집계됐다.

종전에는 신규 상장 종목의 기준 가격은 개장 전에 공모 가격의 90~200% 범위에서 호가를 통해 결정된 시가로 결정했다. 이후 기준 가격 대비 ±30%의 가격 제한 폭이 적용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행 세칙은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해 별도 시가 결정 절차 없이 공모 가격을 기준 가격으로 결정한다. 장중 가격 제한 폭은 기준 가격(공모 가격)의 60~400%로 확대했다.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 첫날 가격 변동 폭이 63~260%이던 것이 더 확대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제도 개선 이후 안정적으로 주가가 형성되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앞서 거래일 기준 2일 이상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상장일 이후에 주가 변동 폭이 컸다”며 “제도 개선 이후에는 신속히 균형 가격에 돌입한 뒤 안정적으로 주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는 가격 발견 기능에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지 기업공개(IPO)주의 주가 흐름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또 필요하면 추가 보완 조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격변동폭 확대 이후로 새내기주의 거래량도 과거에 비해 급증했다는 게 한국거래소 측 설명이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의 다양한 의견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면서 경쟁 균형가격을 찾아나간다는 신호”라고 부연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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