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영업 송도스포츠센터, 또 예산 삭감… 정상 운영 언제쯤
서구의회, 하반기 센터 운영비
인건비 주먹구구식 셈법 지적
50% 넘는 1억 5650만 원 삭감
서구청, 회원 등 주민 불편 호소
운영비 부족으로 임시 영업 중인 부산 서구 송도스포츠센터(부산일보 7월 3일 자 11면 등 보도)에 투입될 하반기 예산이 또다시 삭감됐다. 시설 보수비는 아예 반영조차 못한 채 인건비마저 전액 삭감되면서 주민들을 위한 스포츠센터가 언제 정상 운영될지 불투명하게 됐다.
31일 서구청과 서구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제273회 서구의회 임시회에 상정된 송도스포츠센터 하반기 운영비 예산 2억 4350만 원 가운데 1억 5650만 원이 삭감됐다. 이번에 삭감된 예산은 모두 인건비로 확인됐다.
예산을 심사한 구의회는 구청이 상정한 예산 중에서 인건비 셈법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뒤늦게 입사한 센터 강사 월급이 기존 강사보다 많은 등 인건비 계산이 주먹구구식이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하명희 서구의원은 “급여명세서를 확인해 보니 강사 이름도 정확히 표기되지 않은 채 월급이 적혀 있었다”며 “호봉표 등 명확한 인건비 기준에 따라 월급이 책정돼야 예산을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의회는 올해 하반기 센터 운영비로 8700만 원만 승인했다. 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센터 운영에 따른 손익을 계산한 결과, 매달 1440만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이를 바탕으로 반년 치 운영비 8700만 원을 지원하기로 승인했다는 게 구의회 측 설명이다.
그러나 구청은 인력 채용 방식 변화에 따른 인건비 차이를 구의회가 간과했다며 반박했다. 전임 센터 강사는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채용했으나, 강습의 질 향상을 위해 기간제 등으로 강사의 고용 형태를 바꾸면서 인건비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또한 안전요원 채용 등 구의회가 요구하는 센터 정상화 방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건비가 이전보다 더 많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구청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강사 탓에 강습이 자주 중단되는 문제가 있었다. 평소 회원들 불만도 많았던 만큼 이번에 기간제로 강사를 채용했는데 이 때문에 인건비가 상승한 것”이라며 “다음 달 추경 때 센터 인건비, 시설 수리비용 등을 다시 구의회에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센터를 둘러싼 예산 갈등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그 여파는 고스란히 센터를 이용하는 주민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말부터 센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면서 한 달 넘게 회원들이 5층 건물을 계단으로 오르내렸다. 예산 부족 등 여러 사유로 수리가 지연되다 다행히 이날부터 엘리베이터 수리가 완료됐다.
센터 회원 박 모 씨는“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할머니들이 3~4층을 계단으로 걸어 다녔다”며 “한여름에 이게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밖에 수영장, 헬스장도 시설 노후화로 정상적인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외에 헬스장 러닝머신 등 운동 기구가 낡거나 고장 난 채 방치돼 있다”며 “다음 달 추경에서 운영 예산이 통과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