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피서지 인명 사고, 지능형 CCTV만으론 못 막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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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구 5억 들여 30대 설치
사각지대 사고 예방엔 역부족
영도 이어 송정서도 익사 사고
지자체 관리 구역 벗어나 발생
물놀이 금지 시간에 사고 빈발
이용객 안전 수칙 준수가 우선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부산의 바다를 찾는 피서객이 증가하자 피서지 안전사고도 덩달아 늘어나 안전사고에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부산 영도구의 한 해변에서 20대 관광객이 숨진 데 이어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에서도 밤늦게 바다에 들어간 60대가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서지를 관리하는 지자체는 안전시설을 보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야간처럼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고가 빈번해 골머리를 앓는다.

31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6분 송정해수욕장에서 바다로 들어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수상구조대는 약 20분간 수색작업을 거쳐 물에 빠진 60대 A 씨를 발견했다. 수상구조대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시행했지만 A 씨는 결국 숨졌다. 해경, 해운대구 관계자는 이날 오전 송정해수욕장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했지만 A 씨가 바다에 들어간 이유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더위를 피하고자 부산을 찾은 관광객이 바다에 빠져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영도구 영도하늘전망대 인근 바다에서 너울성 파도가 20대 남성 2명을 덮쳤는데 이 중 1명이 숨졌다. 인천에 사는 이들은 부산으로 여행을 왔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피서철을 맞은 부산 피서지에서 최근 안전사고가 잇따르지만 사고 발생 지역이 지자체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거나 물놀이가 금지된 시각에 사고가 발생해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익사 사고가 발생한 송정해수욕장의 경우 원칙적으로 야간 입수가 금지된 곳이다. 송정해수욕장을 포함한 부산의 7대 해수욕장에서는 개장 기간 중 오전 9시~오후 6시에만 해수욕이 가능하다. 입욕 허용 시간 이외에 물놀이하다 적발될 경우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영도구의 경우 해수욕장이 아닌 산책로 인근 바닷가에서 사고가 발생해 예방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욕 금지시간 지정을 포함한 각종 조치에도 안전사고가 이어지자 각 지자체는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관리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한다.

해운대구는 익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에 지능형 CCTV 30대를 설치해 지난 6월부터 운영 중이다. 예산 5억 원을 들인 지능형 CCTV는 백사장에 있는 사람의 움직임을 관찰해 입수자의 위치 정보 등을 관리사업소로 전달한다. 경고 메시지를 전달받은 사업소 관계자는 경고 방송, 현장 계도 활동에 나선다.

하지만 CCTV가 피서객의 모든 동선을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해수욕장 야간 관리인력은 2명에 그쳐 정교한 인파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익사 사고의 경우에도 해수욕장에 설치된 CCTV가 A 씨를 입수자로 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단순히 물에 발을 담그는 피서객을 입수자로 파악하도록 설정하면 불필요한 메시지가 많이 뜬다. 그래서 바다 쪽으로 일정 정도 나간 사람을 입수자로 간주하도록 설정한다. 학습형 방식으로 점점 정교해지는 시스템”이라며 “왜 CCTV가 A 씨를 발견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업체 측에 설명을 요청한 상태다. 사고를 줄이고자 대책을 마련한 것이지만 관리인력이 적어 사고를 모두 막기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영도구 관계자도 “해수욕객이 방문하는 중리 해변에는 경보시설, CCTV를 설치하거나 물놀이 안전수칙 홍보를 진행한다”면서 “스킨스쿠버들이 취미 활동을 위해 찾는 감지 해변 일대나 산책로 아래 바닷가인 사고 발생 지점 같은 곳은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사고를 계기로 순찰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지만 이용객들이 안전수칙을 지켜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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