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만만찮고, 인물은 없고… 탈환 전략 못 내놓는 국힘[PK 총선 일타강의]
[PK 총선 일타강의] 16. 북강서갑 여당 주자 오리무중
현역 전재수 지역구 지지세 탄탄
PK 석권 노리는 국힘 적임자 고심
당협위원장 이번에도 공석 가능성
안철수·장예찬 투입 당사자 난색
상한가 박민식도 컴백설 ‘선긋기’
국민의힘이 내년 부산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현역 3인방 지역 중 하나인 북강서갑 탈환 전략을 놓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재선의 전재수 의원이 버티고 있는 북강서갑은 김해, 양산으로 확장되는 ‘낙동강벨트’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부산·울산·경남(PK) 석권을 노리는 여당이 되찾아와야 할 지역으로 손꼽는다.
3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8월 중순 북강서갑을 비롯해 현재 진행 중인 전국 36곳 사고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 선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는 당협위원장이 없는 당협에 새 조직위원장을 뽑는 것으로, 조직위원장이 지역 당조직 의결을 거쳐 당협위원장이 되는 만큼 사실상 당협위원장 인선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해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되면서 위원장을 내놓은 북강서갑은 지난해 두 차례 공모에서 김영성 박진수 손상용 조성호(가나다 순) 씨 등 4명이 신청했으나, 모두 낙점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조강특위는 이번에도 북강서갑을 공석으로 비워둘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북강서갑은 새 인물을 찾기 위해 세 번째 추가 공모를 진행했지만, 적합한 새 인물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당협위원장 장기 부재에 따른 문제가 일부 있지만 총선에서 괜한 잡음거리를 만들기보다는 좀 더 비워두는 게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이 이 지역 당협위원장 선정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는 건 전재수 의원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 인사는 “북강서갑은 전 의원이 박 장관과 네 번의 치열한 싸움을 벌이면서 바닥을 단단하게 다진 곳”이라며 “이 지역을 탈환하려면 경쟁력 있는 인사를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인사 중 적임자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중앙의 거물급 인사 ‘징발론’이 나오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한때 안철수 의원의 서부산 투입론이 제기됐지만 안 의원은 “검토한 바 없고, 가능성도 없다”고 일축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일각에는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을 투입해 전 의원과 ‘젊은 스피커’ 간 대결 구도를 짜려는 움직임도 있다. 장 최고위원은 “당의 강력한 요구가 있다면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연고가 있는 동부산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이번 북강서갑 조직위원장 공모에도 응하지 않았다.
북강서갑 위원장을 내려놓은 박민식 장관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 초대 보훈처장에 발탁 이후 주가가 급상승하는 양상이다. 박 장관은 3년 전 전 의원과의 리턴 매치에 이어 부산시장 경선에서도 고배를 마신 이후 수도권 출마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보훈처장에 이어 초대 보훈부장관으로 광폭 행보를 하면서 존재감이 커졌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행사 대부분을 부산에서 열고, 부산유엔기념공원의 재탄생을 공언하는 등 부산을 보훈의 중심으로 십분 활용하면서 박 장관의 지역 내 호감도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 장관이 내년 총선에 북강서갑으로 ‘컴백’할 가능성을 언급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한 번 떠난 지역구에 박 장관 컴백이 가시화될 경우 지역 정치권 등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장관도 이를 의식한 듯 올해 6월 〈부산일보〉 인터뷰 당시에는 “내년 총선에 부산에 출마하는 일은 없다”고 언급했다. 이래저래 북강서갑 공략에 대한 국민의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