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본능’ 안세영 세계 1위 등극한 날, 고진영은 1위 질주 멈췄다
올 시즌 10개 국제대회 결승 올라 7번 금메달
안세영, 배드민턴 여자 단식 ‘절대 강자’ 올라
LPGA 최장 기간 랭킹 1위 질주하던 고진영
코르다에 밀려 2위로…3일 제주삼다수 출격
세계 정상을 달리는 한국의 두 여자 스포츠 스타 희비가 갈렸다.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21·삼성생명)이 여자 단식 세계 정상에 등극한 반면, 통산 163주간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를 달리던 고진영(28)은 여왕의 자리에서 잠시 물러났다.
‘멈추지 않는 안세영.'
7월 마지막 날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공식 팬사이트를 통해 안세영의 여자 단식 랭킹 1위 등극을 미리 알리며 단 제목이다.
안세영은 이 제목처럼 2018년 2월 1335위로 세계랭킹에 처음 진입 이후 전진을 거듭해 마침내 5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올랐다.
안세영의 1위 등극은 지난주 끝난 BWF 월드투어 750시리즈 일본오픈에서 우승한 게 결정적이었다. 당시 안세영은 중국의 허빙자오(5위)를 2-0(21-15 21-11)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까지 4전 전패로 절대 열세이던 안세영은, 부쩍 성장한 기량을 과시한 올해 허빙자오를 5번 만나 모두 이기는 저력을 보였다.
일본오픈을 비롯해 안세영은 올 시즌 국제대회에서 10차례 결승에 진출, 무려 7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런 성과가 차곡차곡 쌓여 BWF 랭킹 포인트 10만 3914점을 획득한 안세영은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10만 1917점)를 2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우리나라 선수가 BWF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것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처음이다.
7월 31일 귀국한 안세영은 월드투어 호주오픈을 건너뛰고 진천선수촌에 입촌, 21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하는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준비에 나선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대 최장 세계 1위 기록을 보유한 고진영은 같은 날 LPGA가 발표한 랭킹에서 넬리 코르다(미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우승 후 2개월 이상 1위를 지키던 고진영은 7.74점이던 랭킹 포인트가 7.54로 하락한 반면, 7.51점의 코르다는 7.75점으로 올랐다.
둘의 순위 변동은 코르다가 공동 9위를 기록한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고진영은 공동 20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가 3위를 지켰고,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자 셀린 부티에(프랑스)가 15위에서 4위로 톱 10에 진입했다. 5위는 중국의 인뤄닝이다.
김효주는 8위에서 11위로 밀려 10위 내 한국 선수는 고진영이 유일하다. 에비앙 챔피언십 공동 3위 김아림은 50위에서 37위로 13계단 상승했다.
한편, 고진영은 3일 제주도 블랙스톤 제주(파72)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해 무뎌진 감각을 다듬을 계획이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