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닮은 인간의 욕망…영화로 보는 특별한 시간
부산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31일까지 ‘서머 스페셜’ 기획전
1930~2000년대 작품 19편 상영
영화평론가·프로그래머 강연도
부산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가 올해도 ‘서머 스페셜’ 기획전을 마련했다. 여름처럼 강렬한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영화가 스크린에 걸린다.
영화의전당은 1일 시네마테크 기획전 ‘서머 스페셜 2023:격정과 욕망의 시학’을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연다.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관에서 흥미롭고 색다른 에너지를 불러올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영화의전당은 “때로는 대담하고 돌발적인 취향으로 변모하는 인간의 깊은 욕망을 영화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서머 스페셜 2023’ 기획전에서는 작품 19편을 상영한다. 시네마테크 김남석 프로그래머는 “격정과 욕망의 풍경을 ‘시적인 것’으로 승화시켜 스크린에 담아낸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고 설명했다.
우선 1930~1940년대 고전 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창부의 비극적 순정을 그린 소설을 각색한 조지 큐커 감독의 ‘춘희’(1936), 그윽한 우아함을 담은 데이비드 린 감독의 멜로드라마 ‘밀회’(1945), 동화 ‘미녀와 야수’를 장 콕토 감독이 각색한 로맨틱 판타지 ‘미녀와 야수’(1946), 여성의 외로움을 다룬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의 영화 ‘사랑’(1948) 등을 만날 수 있다.
1950~1970년대 영화도 상영한다. 엘리아 카잔 감독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1), 귀부인과 장교의 사랑을 다룬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센소’(1954)와 대니얼 만 감독의 ‘버터필드 8’(1960), 금기시된 사랑과 치정의 파국을 그린 줄스 다신 감독의 ‘페드라’(1962)도 스크린에 걸린다.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의 실내극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1972), 이탈리아 대표 배우 소피아 로렌이 출연한 리나 베르트뮬러 감독의 ‘불의 여인’(1978)도 소개된다.
가장 많은 건 1980년대 작품이다.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뮤지컬 서사극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1981), 인간 내면의 모순과 공허함을 다룬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여인의 정체’(1982), 사랑·상실·구원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빔 벤더스 감독의 ‘파리, 텍사스’(1984), 광기 어린 사랑을 그린 장-자크 베넥스 감독의 ‘베티 블루 37.2’(1986)가 관객을 만난다.
유명 소설을 담은 작품도 있다. 우선 비극적 역사와 개인사를 교차한 장이모우 감독의 ‘붉은 수수밭’(1988)을 상영한다. 중국 작가 모옌의 소설 ‘홍까오량 가족’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필립 카우프만 감독이 인간의 삶과 죽음을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이분법적 측면에서 조명한 ‘프라하의 봄’(1988)도 만날 수 있다. 올해 타계한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바탕인 작품이다.
세기말 작품도 있다. 사제 간 불륜과 전쟁의 상처를 담은 보 비더버그 감독 ‘아름다운 청춘’(1995),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랑을 표현한 이재용 감독의 ‘정사’(1998)가 스크린에 걸린다.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과 소년의 성장통을 그린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말레나’(2000)도 관객을 만난다.
특별 강연도 준비됐다. 이달 12일 ‘붉은 수수밭’ 상영 후 강내영 프로그래머, 20일 ‘아름다운 청춘’ 상영 후 김남석 프로그래머가 작품을 설명한다. 김은정, 김필남 영화평론가와 전은정 부산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도 해설에 나선다. 자세한 일정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티켓은 7000원이며 유료 회원·청소년·노인은 5000원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