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안중근 전시실’ 폐쇄… 한중 관계 악화 여파?
지난 4월 ‘대만 갈등’ 직후 추정
박물관 “시설 보수로 일시 폐쇄”
한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 속에 중국이 랴오닝성 다롄의 ‘뤼순일아감옥구지 박물관’(이하 뤼순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의사 전시실을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뤼순감옥 박물관과 다롄 교민들에 따르면 이 박물관 내 ‘안중근 전시실’로 불리는 국제전사 전시실이 보수 공사를 이유로 폐쇄된 상태다. 이 박물관 내 10여 개 전시실 가운데 다른 전시실들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폐쇄된 안중근 전시실에는 안 의사 흉상과 옥중 글씨, 단재 신채호·우당 이회영 선생 등 뤼순감옥에 수감됐다 순국한 독립운동가 11명의 활약상을 알리는 사료가 전시되고 있다.
이 전시실은 2009년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 등이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 설치했다. 이 전시실은 지난 4월 초까지만 해도 일반인 관람이 허용되다 현충일(6월 6일) 즈음에 폐쇄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 기간이 적어도 두 달 이상 됐다는 얘기다. 뤼순감옥 박물관 측은 안중근 전시실 폐쇄 이유에 대해 시설 보수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시설 정비나 보수 공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방문객들이 전했다. 이 박물관 인터넷 홈페이지 접속도 차단된 상태다.
안중근 전시실 폐쇄에 한중 관계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중근 전시실 폐쇄 시점이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앞둔 지난 4월 말 “대만해협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던 시기와 겹친다. 그동안 중국의 국부 쑨원 등 중국의 저명인사들이 추모 글을 남기는 등 중국인들도 안 의사의 기개를 높이 평가해왔다. 연합뉴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