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미술품 나눠 사는 조각투자 시장 열린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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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계약증권 최초 발행 앞둬
금감원, 증권신고서 서식 개정
관련 전담 심사팀도 운영 예정
10일 발행 법인 대상 설명회

금감원. 연합뉴스 금감원. 연합뉴스

앞으로는 한우나 미술품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소액으로 나눠 증권처럼 사고파는 일이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이 토큰증권공개(STO)를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인데, 증권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자산들도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한우와 미술품 조각투자 5개사 등의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증권신고서 서식을 전면 개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조각투자사 및 신규 사업자들은 이날부터 개정 서식에 따른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이 가능해졌다.

투자계약증권은 공동 사업에 금전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 사업 결과에 따른 손익을 받는 계약상 권리다. 2009년 2월 자본시장법 제정 때 최초 도입됐다. 그간 자본시장에서는 상장회사 및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주식·채권·수익증권 등 정형적 증권이 발행·유통돼왔으나, 최근 한우, 미술품 등 특정 자산을 기초로 공동 사업을 수행하는 조각투자가 등장하면서 증권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작년 4월 증권성 판단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12일 증권성이 인정된 5개 조각투자사업자에 대해 최종 제재 면제 및 사업 재편을 승인한 바 있다. 투자는 미술품과 한우 등을 시작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아트투게더, 테사, 소투, 아트앤가이드 등 네 곳은 미술품 조각투자를, 뱅카우는 한우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이르면 이달 중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금감원은 자율 기재 형식에 가까웠던 투자계약증권 서식을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도산절연·피해보상·분쟁 처리 절차 등 기존 조각투자사업자에 적용했던 사업 재편 요건을 서식에 반영했고, 투자 판단에 필요한 첨부 서류를 제출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금감원은 투자계약증권 전담 심사팀을 운영해 증권 발행 구조, 투자자 보호 체계 등을 엄격히 관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하는 사업을 하면서도 증권신고서 제출을 하지 않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과징금, 증권발행 제한 등 제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금감원은 투자계약증권 투자자들에게도 기존 사례가 없는 만큼 투자 손실 등 피해 양상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별도 유통시장이 없어 환금성에 제약이 따를 수 있고, 사업자가 금융회사가 아니라 영업 행위 및 건전성 감독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개정 서식 및 향후 심사 방안 등에 대해 발행 예정 법인을 대상으로 오는 10일 설명회를 개최한다.

한편 토큰증권 시장은 2024년 34조 원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36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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