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노면 표시 양정교차로, 끼어들기 등 혼란 유발
3개 차로 중 3차로만 유도선
2차로 차량 동시신호 끼어들기
출퇴근 시간 사고 위험도 높아
부산 부산진구 양정교차로 일대 노면 표시가 모호해 차량 끼어들기로 인한 사고와 교통 정체를 유발하고 있다. 운전자들의 민원이 속출하자 경찰과 부산시는 뒤늦게 수정에 나섰다.
1일 오전 9시 부산진구 양정동 양정교차로. 총 3개 차로 도로로 조성돼 있는 이 구간은 1, 2차로는 11시 방향 송상현광장 방향으로 좌회전, 3차로는 하마정 교차로 1시 방향으로 직진하도록 노면에 표시돼 있다. 3차로에만 직진할 수 있도록 분홍색 유도선이 분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직진과 좌회전 동시 신호가 떨어지자 2차로를 달리던 차량들은 자연스레 3차로로 끼어든다.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 3차로를 달리던 차량은 수시로 경적음을 울리며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출퇴근 시간 차량이 몰릴 때는 이 같은 아찔한 장면이 계속 연출된다. 부산시청에서 양정교차로 방향으로 달리는 차량 중 하마정 교차로 방면으로 우회전하는 차량도 많은데, 예상치 못한 끼어들기까지 거듭되니 사고 위험은 훨씬 커지고 교통 정체까지 빚어진다.
운전자들은 모호한 노면 표시가 끼어들기를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2차로 노면에 표시된 화살표가 좌회전과 직진 중 어느 방향을 유도하는 것인지 불분명하게 그려져 운전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게다가 표지판 표시도 명확하지 않아 끼어들기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운전자들의 항변이다.
끼어들기로 인한 민원이 속출하고 사고 위험이 높아 개선이 시급하지만, 정작 제대로 된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당 2차로는 좌회전 전용이긴 하지만 직진하는 차량에 대한 규제는 따로 없다. 신고가 들어와도 계도 조치에 그치는 수준이다.
매일 아침 출근길 해당 구간을 지나는 직장인 이 모(44) 씨는 “승용차뿐 아니라 트럭이나 택배차와 같은 큰 차량이 급하게 끼어들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이 높다”면서 “도로 폭도 넓지 않기 때문에 차량이 항상 아슬아슬하게 달리는데, 노면 표시를 명확히 하든 단속을 제대로 하든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가 지속되자 경찰은 운전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2차로의 직진 겸용을 허용하고 노면 표시 수정도 시에 요청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직진 겸용을 명확히 표시하면 차선 변경을 최소화할 수 있고 사고 위험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2차로에도 3차로와 마찬가지로 직진 방향 분홍색 유도선을 그려달라고 시 교통정보서비스센터에 공문을 보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시 교통정보서비스센터는 “양정교차로 일대를 점검해 보니 끼어들기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다는 문제점을 인식했다”며 “빠른 시일 내 운전자들 불편이 없도록 조치를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