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현수막 규제 불발에 여야 “네 탓” 공방전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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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안 법사위에서 제동
기존 법 실효로 입법 공백 발생

여야가 ‘정치 현수막’ 규제 법안을 시한 내에 처리하지 못하고 ‘네 탓 공방’에만 열을 올린다. 1일 서울의 한 길거리에 난립한 정당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여야가 ‘정치 현수막’ 규제 법안을 시한 내에 처리하지 못하고 ‘네 탓 공방’에만 열을 올린다. 1일 서울의 한 길거리에 난립한 정당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정치 현수막’ 규제 법안을 시한 내 처리하지 못해 입법 공백 문제를 일으킨 여야가 ‘네 탓 공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일부터 선거 현수막 난립을 막을 법적 근거가 사라진 데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진 탓이다.

선거 현수막을 규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 문제는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시작됐다. 헌재는 올해 7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시한을 제시했지만 국회는 이를 지키지 못했다.

여야는 지난달 13일 정치개혁특위에서 선거 현수막을 규제할 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인쇄물이나 현수막 등 시설물 설치 금지 기간을 ‘선거일 전 180일’에서 ‘선거일 전 120일’로 단축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정안 처리에 제동이 걸렸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개정안 처리에 반대 입장을 밝혔고 같은 당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도 “반대를 명확하게 하는 위원이 설득 안 되면 법을 처리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8월 1일 기존 법이) 실효돼서 누구든지 현수막을 걸 수 있게 돼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개별 의원의 소신은 인정하지만 법안은 의결해야 된다”고 맞섰다. 그러나 여야의 공방만 계속됐고 결국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법이 1일 실효돼 입법 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입법 공백 사태는 국민의힘 탓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법사위·정개특위 위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법 공백은 전적으로 국민의힘과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8월 국회 회기가 시작되면 즉시 법사위를 열어 신속하게 선거법을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공직선거법 처리 불발을 국민의힘 탓으로만 돌리는 민주당의 뻔뻔한 거짓 주장을 규탄한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법사위 본연의 체계 자구 심사 과정에서 여러 위원들의 이견이 노출됐기 때문에 무작정 법안 심의를 마무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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