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 지역 편차 줄이기 카드, ‘워라밸’ 풍토 속 효과 반감 우려
부산시교육청 ‘승진 가산점제’
교사 설문서 동부산 선호 ‘뚜렷’
젊은 층, 승진 욕구 과거와 달라
원거리 통근 지원 등 보완 촉구
‘서부산·원도심 지역에 우수 교사를 확보하라.’
내년부터 시행될 부산 초중등 교사 인사 가산점 제도의 핵심은 서부산·원도심권 근무 장려다. 전보 희망 조사, 교사 설문 등을 통해 드러난 교사들의 지역 선호 편차를 완화하고 다수의 교사가 서부산·원도심 지역 근무를 지망해 ‘우수 교사’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인사 제도 개편을 위해 지난 5월 15~26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는 지역 간 교사들의 인식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동부산·중부산권 교사 연속 근무 제한에 대한 질문에 원도심·서부산권 교사 68.9%가 ‘연속근무 제한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동부산·중부산권 교사 81.48%는 ‘연속근무 제한이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원도심·서부산 승진 가산점에 대해서도 원도심·서부산권 교사 70%가량이 가산점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동부산·중부산권 교사 67%가량은 가산점을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교육청은 원도심·서부산권 근무교사에게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되 희망 교사 전원 원도심·서부산 근무를 전면 허용하는 것으로 제도의 틀을 마련했다. 현행 제도상 특정 지역 근무에 따른 임금 차등이 불가능하고 원거리 통근에 따른 교통비 지급이 어려운 상황도 고려됐다. 당초 개편안 마련 초기 서울에서 시행하고 있는 강제 순환 전보도 검토됐지만 근무지 무작위 배정에 따른 출퇴근 여건 악화, 직무만족도 하락 등의 이유로 도입이 무산됐다.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 승진 가산점 제도가 실제 서부산·원도심 근무 지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운영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감 승진을 앞둔 20년 차 이상 교사들의 경우 가산점 등 평정 관리가 절실한 만큼 원도심·서부산 근무를 희망할 수 있지만, 평정 관리 차원의 한시적 기능 이상을 하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젊은 교사들의 경우 승진에 대한 욕구가 과거와 다르고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풍토 속에 교감, 보직 교사 기피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어 가산점 제도가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부산 지역 학교의 김 모(56) 교감은 “교장, 교감을 하기 위해서는 서부산·원도심 학교 근무 이력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원거리 통근에 따른 지원이나 보완책 등 서부산·원도심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실질적인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정책도 가산점 이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