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내주 '전력수요 최고' 전망…당국 “예비력 줄지만 수급 차질 없을 것”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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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92.7∼97.8GW 피크 예상…한빛2호기 고장 등으로 공급능력 2.6GW↓
수요 초과 시 경보 단계 진입 가능성도…태풍 '카눈' 영향도 촉각

폭염이 이어지며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이어지며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 위기경보 수준이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되는 등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내주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는 올여름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한 때도 전력 공급이 원활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한빛2호기 고장 등의 변수로 당초 예상보다 전력 공급 능력이 다소 줄어들었고, 한반도를 향하는 태풍 '카눈' 변수도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신 기상예보 등을 반영해 전력 수급 상황을 재점검한 결과 오는 10일 오후 전력 수요가 92.5∼97.8GW(기가와트)로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최고 수요 예측은 정부가 지난 6월 15일 내놓은 기존 전망과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 정부는 '8월 둘째 주 평일 오후 5시께' 전력 수요가 92.7∼97.8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국은 일정한 범위로 최고 전력 수요를 전망한다. 낮은 쪽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큰 '기준 전망', 높은 쪽은 예상보다 더 더워 전력 수요가 커지는 등 전력 수급에 더 큰 긴장이 가해지는 상황을 가정해 산출된 '상향 전망'이다.

최고 수요 전망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지난 6월 전망과 비교해 공급 능력이 106.4GW에서 103.8GW로 2.6GW 감소했다. 2.6GW는 원전 약 2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정부는 올여름 전력 최대 공급 능력이 역대 최고 수준인 106.4GW에 달해 한여름 전력 공급이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약 1GW 설비용량의 한빛 2호기가 지난달 24일 고장 파급방지장치 개량 시험 중 갑자기 정지된 뒤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한빛 2호기의 재가동 시점은 고장 원인 분석이 끝나고 나서 결정될 예정이다. 또 양산 열병합 발전소의 상업운전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기존 전망보다 공급 능력이 줄었다.

정부는 공급 능력이 다소 감소했지만 예비력이 여전히 6∼11.3GW 수준이어서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내주에도 전력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도 날씨 등 변수로 최대 전력 수요가 '상향 전망'을 넘는 상황이 벌어지거나, 한반도 쪽으로 이동 중인 태풍 카눈 여파로 일부 발전 설비가 고장나는 상황을 가정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안정적 전력 공급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만일 내주 최대 전력 수요가 예측 범위 상단인 97.8GW에 달한다면 예비력은 6.0GW 수준에 그친다.

이보다 전력 수요가 늘거나 공급능력이 줄어들어 예비력이 5.5GW까지 떨어지면 전력수급 경보 중 가장 낮은 단계인 '준비'가 발령된다. 이후 추가 예비력 감소 상황에 따라 경보는 '관심'(예비력 3.5∼4.5GW), '주의'(2.5∼3.5GW), '경계'(1.5∼2.5GW), '심각'(1.5GW 미만)으로 격상된다.

정부는 전력수급 경보 발령 전부터 선제적으로 수급 조절을 통해 전력 운영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예비력이 10.7GW 안팎이 되는 때부터 사전 협의가 이뤄진 기업 등 전기 사용자에게 요청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게 하는 '수요반응'(DR), 공공기관 냉방기 순차 정지, 전력 다소비 건물 수요 절감 요청 등으로 전력 수요를 줄인다.

예비력이 다시 7.5GW로 내려가면 석탄 발전기 출력을 상향해 공급을 늘리고, 예비력이 5.5GW까지 낮아질 땐 전압 하향 조정 등에 나선다. 산업부는 이 같은 단계적 수급 조절 조치를 통해 9.1GW의 예비력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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