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제주 뱃길 또 막힐까?…여객선 경영난에 우려
삼천포~제주 연결 오션비스타 제주호 적자 누적
유류비 상승·승객 감소 여객선 운항 어려움 더해
경남도·사천시도 예산 지원 근거 없어 답답한 상황
경남 삼천포에서 출항해 제주도로 향하는 여객선 ‘오션비스타 제주호’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여객선사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뱃길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2일 사천시와 오션비스타 제주호 선사 등에 따르면 현재 선사 측의 경영난이 수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누적된 적자로 회사가 자본 잠식 상태에 있으며, 유류 대금 몇 달치가 밀려있다.
여기에 직원 인건비도 일부 연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주일에 6차례 정기 운항에 나서고 있지만 적자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오션비스타 제주호는 2021년 3월 첫 운항에 들어갔다.
길이 160m, 너비 24.8m, 2만 500t급 선박으로, 4.5t 화물트럭 150대, 891명의 승무원과 승객을 수용할 수 있다.
식당과 편의점, 스낵바, 카페, 노래방, 게임룸, 유아실 등의 편의시설도 설치돼 있다.
오션비스타 제주호 출항이 특히 관심을 끌었던 건 삼천포~제주 노선이 7년 만에 다시 부활했기 때문이다.
한때 삼천포~제주 뱃길을 오가던 여객선 ‘월드제주호’가 있었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화물과 여객 수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2014년 12월 운항을 중단했다.
이후 7년 만에 4배 커진 대형 카페리가 취항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양 지역 간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불안정한 대외환경이 발목을 잡았다.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이용객이 거의 없었다.
지난해에는 제주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반대로 기름값이 크게 오르며 수익을 반감시켰다.
실제 첫 출항 당시 1200원 대였던 경윳값은 지난해 2000원 대까지 폭등했다.
여기에 올 들어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다시 제주행 승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휴가철이 되면서 하루 평균 500명 안팎의 승객이 타고 있지만 6월까지만 해도 200명 안팎에 그쳤다.
오션비스타 제주호의 불편한 탑승 환경도 약점 중 하나다.
현재 삼천포~제주 노선은 터미널과 탑승장이 800m 정도 떨어져 있다.
항구 접안시설 규모가 작다 보니 불가피한 선택이다.
선사 측은 어쩔 수 없이 별도의 셔틀버스를 이용해 승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는데 승객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터미널을 새로 짓는 것도 사실상 힘들다. 최근 경남도가 타당성 용역을 진행한 결과 새 터미널을 짓는데 88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와 사천시로선 당장 예산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셔틀버스나 여객선 유류비 지원 요구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도 지자체 지원 근거가 없어 어렵다.
여기에 지난 2년간 유예됐던 선박 건조 자금의 상환이 최근 시작되면서, 선사 측 경영난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사천시 관계자는 “경남도와 사천시에서 편의시설 확충 등 최대한 지원을 해왔다. 하지만 유류비는 지원 근거가 없어 힘들다. 여기에 형평성 문제도 있다. 지자체로서도 답답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