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선거사기 유포 등 혐의 또 기소… ‘1·6사태’ 배후 지목
연방 검찰 차원 세 번째 기소
트럼프 측 “정치적 박해” 주장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인 ‘1·6 사태’와 관련해 대선 결과 뒤집기 모의, 선거사기 유포 등 4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미국 민주주의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초유의 사건으로 비난 받는 1·6 사태의 배후로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목된 셈이다.
연방 대배심은 1일(현지 시간)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사기 모의, 선거 방해 모의, 투표권 방해와 사기 등의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이외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6명의 공모자 역시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연방 특검은 기소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선거 패배에도, 피고는 권력을 유지하기로 결심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2020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뒤에도 공화당 당원들은 분노를 야기하는 거짓말을 퍼트렸으며 이로 인해 선거에 대한 국민 신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대선 결과 전복 시도와 미국인에 대한 사기 혐의로 기소된 것은 민주주의의 근본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인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로 한층 심각한 정치적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 차원에서 세 번째로 기소됐다. 지난 6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 정보의 유출과 불법 보유, 수사 대상 문건 은닉, 허위 진술 등 37건의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되며 최초로 형사 기소된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연방 검찰은 최근에는 기밀문서 유출과 관련해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기소 직후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상 법을 준수해 왔으며 이번 기소는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검찰 수사에 대해 “자신의 대선 출마를 막으려는 표적 수사이며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검찰권의 정치 무기화”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해 왔다.
이와 별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추문을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한 혐의로 뉴욕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유명 패션 칼럼니스트 출신 E. 진 캐럴이 제기한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민사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