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진상규명” 야 “법 정비”… ‘순살아파트’ 대책도 온도 차
국힘 TF, 4일부터 진상 조사 활동
“국민 우려 감안, 사실 관계부터 밝혀”
추후 국정조사·재발방지 대책 추진 전망
민주, 부실시공 등 법안 조속 처리 촉구
박광온 원내내표, LH 고강도 개혁 주문
“여당의 국조 추진은 물타기 의도” 비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철근 누락 시공 사태와 관련, 국민의힘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가 4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여당은 우선 TF를 가동한 뒤 국정조사 추진 여부를 따져 보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안전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법 정비’를 전면에 주장하고 나섰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아파트 철근 누락 시공 사태 진상규명을 위해 발족된 여당 TF는 4일 정부 보고를 받은 뒤 첫 진상규명 활동에 나선다. TF 위원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이 맡는다. 우선 TF 활동을 거친 뒤 추후 국정조사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게 국민의힘 계획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라는 것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더불어민주당과 합의도 해야 한다”며 “이를 생각할 때 시간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국민적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사실관계를 정확히 규명하고 정부와 함께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해소할 방법을 빨리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TF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는 진상규명 이상의 정책적 대안이 필요할 경우 추진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 사태와 관련해 진상규명 등 특단의 대책을 지시한 바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SNS에 “이번에 드러난 무량판 공법 부실 지하주차장 사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배만 불려온 ‘건축 이권 카르텔’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며 “땅투기 및 집테크를 한 사실이 들통나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됐던 공룡조직 LH가 건축 이권 카르텔의 철근 누락과 부실시공을 방조하기까지 한 사실까지 드러나고 있다.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건축 이권 카르텔이 벌인 부패의 실체를 규명하고 그 배후를 철저히 가려내기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 아울러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이번 사태를 문재인 정부 책임과 연결 짓고, 민주당이 서울~양평고속도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아파트 철근 누락 시공 사태 관련 국정조사 여야 합의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우선 법 정비를 통한 재발 방지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중요한 것은 국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는 점”이라며 “부실시공에 대한 처벌 강화와 건설 감리업체의 안전 책임 강화 등의 법안들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신속 처리할 것을 여당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 “LH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국회가 이번만큼은 책임지고 고강도 개혁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부실 무량판 사태를 전 정부 책임과 연계하는 여당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전 정부 탓을 하며 국정조사(필요성)를 제기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 책임론과 선을 긋겠다는 물타기 의도”라고 비판하면서 국조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LH는 비리 문제가 확실히 터진 것이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하면 되고, 양평고속도로는 국가의 사안을 어떤 프로세스로 (변경)했는가에 대해 국정조사를 통해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