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향토사 연구 57년의 발자취 한 권에 담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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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택 가마골향토역사연구원장
‘부산 향토사의 여정’ 자료집 출간

주영택 가마골향토연사연구원장. 부산일보DB 주영택 가마골향토연사연구원장. 부산일보DB

주영택(85) 가마골향토역사연구원장이 자신의 향토사 연구 발자취를 정리한 170여 쪽 <부산 향토사의 여정>(부산도서관) 자료집을 냈다. 일간지와 잡지 등 각종 지면과, 방송 매체 등을 통해 소개된 그의 활동 내역 자료 등을 한데 묶었다.

그가 찾아낸 ‘부산 유산 발견 목록’은 1963~2020년 57년간 총 29건에 이르는데 거의 평생을 바쳐 발로 뛴 땀의 귀중한 결실이다. 조선시대 부산~밀양 옛길인 황산도를 100여 년 만에 확인한 것은 5년간의 답사와 고증을 거친 결실이었고, 천년고찰 범어사의 경계 석표 10기를 발견한 것은 30년에 걸친 줄기찬 작업에 의한 것이었다. 그가 1996년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쇠북으로 밝힌 ‘부산 국청사 청동북’은 15년 뒤 국가 보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 범어사 명정학교와 온천리 야학교의 실체를 찾아낸 것, 용두산공원에서 1955년 세운 화재예방부적 비석과 보국충신비를 찾아낸 것을 비롯해 그의 작업은 있는지도 몰랐던 것, 기억에서 사라지거나 스러졌던 것, 땅속에 파묻힌 것을 탐정의 그것처럼 ‘손에 잡히는 생생한 사료’로 건져올린 특별한 것이었다.

이런 작업을 통해 그는 1991~2023년 향토사 관련 저서 36권을 냈다. 그 저서를 통해 그의 고향 해운대, 금정산과 범어사, 옛 동래, 가마골 부산이 새로운 많은 모습을 드러냈다. 공저도 <부산 지명 총람> 9권 등 모두 14권이다. 그는 도서 기증도 만만찮게 해왔는데 올 초에 평생 수집한 도서·지도 등 1400점을 부산도서관에 기증한 것을 비롯해 30여 년에 걸쳐 8000여 점에 이른다고 한다.

그는 책 앞머리에 ‘호시우행(虎視牛行)’이란 붓 글을 올려놨다.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사물을 보고 소처럼 우직하게 걸어온’ 것이 그의 향토사 여정일 것이다. 1938년생인 그는 “역사 현장 길에서 도움을 준 분들을 새기고, 추억을 되새기며 이 책을 묶었다”고 했다.

<부산 향토사의 여정>. 부산도서관 제공 <부산 향토사의 여정>. 부산도서관 제공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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