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 기습 당한 러, 극초음속 미사일로 반격… 흑해로 전선 확대
마하 5 ‘킨잘’로 군수업체 타격
자국 상륙함·유조선 기습에 보복
우크라, 흑해 ‘전쟁 위험’ 경고
흑해에서 러시아의 군함과 유조선이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기습당하자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태”라며 추가 보복을 공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이 흑해 일대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각지를 공습했다고 5일(현지 시간) 야간 연설을 통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날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과 순항 미사일 ‘칼리브르’로 남부 자포리자, 서부 흐멜니츠키 지역을 각각 타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와 헬리콥터 등 항공기 엔진 등을 생산하는 자국 업체 ‘모터 시치’가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킨잘이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며 기존 방어체계로는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에 있는 쿠피안스크의 수혈센터도 러시아군의 유도폭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쿠피안스크는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맞서 싸우는 동부 전선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철도교통 요지다.
러시아군의 이번 공격은 자국 해안 근처에서 군함과 유조선이 잇따라 기습을 받은 데 대한 보복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4일 오후 11시 20분께 흑해와 아조우해를 잇는 크림반도 인근의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 유조선 SIG를 공격했다.
또 유조선 공격 전날인 지난 3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노보로시스크항 근처에서 러시아 흑해함대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함을 해상드론으로 타격해 불능상태로 만들었다.
앞으로 흑해에서 양국 충돌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성명을 내고 노보로시스크, 아나파 등 러시아의 흑해 항구 6곳이 ‘전쟁 위험 지역’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러시아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군사적 표적으로 간주하겠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경고를 더 구체화한 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전쟁 본거지를 러시아 본토로 이동해 주도권을 잡기 위해 흑해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기습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보복을 공언하며 흑대 일대에 대대적 반격을 예고했다. 연합뉴스